"대선조작 특검 불필요"…떠나는 윌리엄 바 법무부장관, 신변 위협 느꼈나?

2020-12-22     김진선 기자

바 법무, 바이든 차남 특검도 선그어…러시아 해킹에 무게두며 트럼프와 이견
사실상 현직 장관 마지막 공개석상서 작심발언

퇴임을 이틀 앞둔 윌리엄 바 미국 법무장관이 대선조작과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차남에 대한 특검 임명이 불필요하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특검 임명을 원하는 것을 알면서도 사실상 마지막 회견을 통해 찬물을 뿌린 셈이다. 특검 임명 권한은 법무장관에 있다.

워싱턴포스트(WP) 등 미 언론에 따르면 바 장관은 21일(현지시간) 오전 1988년 발생한 팬암기 폭파사건 용의자 기소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23일로 장관직에서 물러나는 바 장관으로서는 현직 법무장관 신분으로 마지막 공개석상에 선 셈이다.

당연히 대선조작 의혹 및 바이든 당선인 차남 헌터의 납세 수사와 관련한 질문이 쏟아졌다. 둘 다 트럼프 대통령이 비상한 관심을 보이는 사안이다.

바 장관은 대선결과를 뒤바꿀 정도로 구조적이거나 광범위한 선거사기 증거가 없었다면서 "현 시점에 특검이 올바른 수단이고 적절하다고 생각했다면 임명을 할 텐데 그러지 않았고 그러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헌터에 대한 특검 임명 여부에 대해서도 "지금까지 특검을 임명할 이유를 보지 못했고 떠나기 전에 그럴 계획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바 장관은 연방검찰이 헌터에 대한 조사를 책임감 있고 전문적인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면서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서도 수사가 진행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퇴임을 목전에 둔 바 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타격을 주는 발언을 하고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은 신변의 위협을 느낀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렇지 않다면 굳이 떠나는 입장에서 현 정부에 찬물을 끼얹는 발언을 할 이유가 없다는 것. 


트럼프 대통령은 음모론 제기로 캠프 법률팀에서조차 배제된 시드니 파월 변호사를 대선조작 특검에 앉히는 방안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충복 중 충복이었던 바 장관은 이달초 AP통신 인터뷰에서 대선사기를 부정하는 발언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분노를 샀다. 여기에 헌터에 대한 수사가 대선 기간 공개되지 않게 조치했다는 보도까지 나오면서 경질될 거란 관측이 많았다.

"결국 윌리엄 바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 보다는 바이든 쪽이 자신의 향후 운명에 이로울 것이라고 판단했을 것"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