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 백신 "임상시험 참여 미 현직 간호사...놀란 증상"

2020-12-12     전주명 기자

[전주명 기자]영국에 이어 미국에서도 다음 주면 화이자 백신 접종이 시작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CNN등 현지 언론들은 미국 식품 의약국, FDA가 화이자 백신의 긴급 사용을 승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고 보도했다.

FDA 승인 결정이 나면 질병통제예방센터, CDC 자문위원회의 권고 결정을 거쳐 다음 주 초엔 실제 접종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영국이 화이자 백신 접종을 시작했는데도 미국의 접종에 더 관심을 갖는 이유는 가장 큰 피해를 입고 있는 미국에서 대규모 접종이 이뤄질 것이기 때문이다.

전 세계의 관심이 화이자 백신의 '성공 여부'에 쏠려 있는 가운데, 이미 화이자 백신 임상시험에 참여했거나 세계 최초로 백신을 맞은 사람들의 후기도 속속 전해지고 있다.

[출처=AFP]

백신 임상 참여 간호사 "열 40.5도까지 오르니 두려워져"

화이자 백신 임상시험에 참여해 백신을 접종받은 간호사 크리스틴 최 씨는 미국 경제전문지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임상시험 후 겪은 부작용을 털어놓았다.

그는 지난 9월에 2차 접종을 하고 깜짝 놀랐다면서 "두 번 째 샷을 맞은 뒤 두 시간 뒤 갑자기 오한이 느껴지고, 메스껍고, 머리가 몽롱해졌다"고 밝혔다.

한 달 전 처음 맞았을 때는 주사를 맞은 팔 부위만 아팠을 뿐인데, 이번에는 전혀 나타나지 않았던 부작용이었다.

밤새도록 열이 오르더나 다음 날 아침엔 40.5도까지 치솟았는 데 간호사로서 면역 반응을 잘 이해하는 그녀지만, 정작 자신에게 이런 증상이 나타나자 두려워졌다고 전했다.

임상시험을 진행한 연구실이 문을 열자마자 문의했지만 돌아온 반응은 "2차 주사 이후 꽤 흔한 반응이니, 괜찮다"는 거였다.

"처음에 그 정도의 열이 나니까 놀랐던 것 같아요. 이후 조금 진정하고 생각해보니까, 저한테 나타난 이런 반응이 실제 백신을 맞았을 때 자주 일어날 수 있는 일이란 생각이 들었어요."

다행히 타이레놀 계열의 해열제를 복용하고 물을 좀 마시니 열은 차츰 내려갔고, 다음 날 아침에는 모든 부작용이 사라졌다.

"백신 부작용‥바이러스와 싸우는 법 배우는 과정"

그녀는 꼬박 하루간 고통스러운 밤을 겪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백신 접종을 권유했다.

"모든 사람이 반드시 백신을 맞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경험했던 증상은 비록 별로 유쾌하지는 않았지만, 일시적이었습니다. 단 하루 만에 사라졌어요. 다시 그때로 돌아간다고 해도 저는 맞을 거예요. 순식간에 해치울 거예요"

그러면서 백신을 맞고 아픈 건 우리 몸이 코로나19 바이러스와 싸우는 법을 배우는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우리 몸은 백신을 맞고 면역 체계를 활성화해야 바이러스와 싸우는 법을 배울 수 있어요. 그 활성화의 일부로 우리가 열, 오한, 메스꺼움 같은 제가 경험한 모든 것들을 경험하는 겁니다."

그는 자신은 스스로와 가족을 위해 백신을 믿었으며, 일반인들에게 백신을 신뢰하고 접종할 것을 거듭 요청했다.

첫 백신 접종 91세 노인 "전혀 아프지 않아"

한편 영국에선 백신을 맞은 91세 노인이 화제가 되고 있니다.

마틴 케년 씨는 런던의 한 병원에서 백신을 맞고 나오면서 CNN과 나눈 4분가량의 인터뷰가 퍼지면서 '백신 영웅'으로 불리고 있는데 그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백신을 맞을 때 "전혀 아프지 않았다"고 전했다.

세계에서 최초로 화이자 백신을 맞은 사람 중 하나가 된 데 대한 소감을 묻자, "처음이 될 거라곤 의도하지 않았다"면서 "그저 손녀들과 오래도록 즐겁게 살기 위해 백신을 맞았다"고 말했다.

그는 백신 접종 다음 날 아침에도 영국 민영방송 itv의 아침 프로그램인 <굿모닝브리튼>에 건강한 모습으로 화상 출연했다.

그는 다른 영국인들에게도 "꼭 백신을 맞으라"면서 "하루빨리 항체가 생겨서 손녀들을 다시 안을 수 있는 날을 기다린다"고 전했다.

영국 국립의료제도(NHS) 지침에 따라 그는 21일 뒤에 다시 병원을 방문해야 하고, 또 7~10일 뒤 항체 검사를 한 뒤, 소원대로 자유롭게 가족들과 포옹할 수 있다.

미국에선 화이자에 이어 오는 17일엔 모더나 백신에 대한 긴급 사용 승인 심사도 예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