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대미보복관세 유예에 유럽국가들 "배신" 격앙

2020-12-10     전성철 기자

유럽의 항공기 제작사 에어버스에 대한 보조금을 둘러싼 미국과 유럽의 무역분쟁 와중에 영국이 미국에 부과한 보복관세를 유예하겠다고 밝히자 미국이 환영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다른 유럽 국가들 사이에서는 "영국이 배신했다"면서 격앙된 기류가 흐르고 있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9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영국의 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이라는 목표를 공유한다"면서 미국산 제품에 대한 보복관세 유예 조치를 환영한다고 발표했다.

미국 정부는 영국이 취한 보복관세 조치는 유럽연합(EU)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영국이 EU를 탈퇴하면 보복관세를 부과할 권한도 사라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럽연합(EU)과 미국은 에어버스의 보조금을 둘러싼 문제로 심각한 무역갈등을 겪고 있다.

작년 10월 세계무역기구(WTO)가 에어버스에 EU가 불법 보조금을 지급한 점을 인정하고 미국이 보복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결정하자, 미국은 와인, 위스키 등 75억달러(8조1천300억원) 상당의 EU 제품에 관세를 부과했다.

그러자 EU는 미국 보잉사의 항공기 등 미국산 제품에 40억달러(4조3천360억원) 규모의 보복관세를 또 부과하기로 했다.

영국도 브렉시트 전환기간이 끝날 때까지는 EU의 일원으로서 이런 결정을 따라야 한다.

영국의 대미 보복관세 유예 발표는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이후 미국에 대한 높아진 의존도를 고려해 양국관계를 공고히 하려는 의도로도 풀이된다. 영국은 현재 미국 등과의 양자 무역협정 체결을 서두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