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치료법 향한 이민자 부부의 30년 노력이 코로나백신 낳았다"

2020-12-03     편집국

세계 최초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나오기까지 1년도 채 걸리지 않았지만, 그 여정은 이미 30년 전에 첫발을 뗐다.

영국 정부의 2일(현지시간) 긴급사용 승인으로 제대로 된 임상시험을 거친 코로나19 백신 가운데 처음으로 접종을 시작할 미국 제약사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의 백신 이야기다.

화이자-바이오엔테크의 백신은 독일의 터키계 이민자 가정 출신의 과학자 부부가 새로운 암 치료법을 찾기 위해 기울인 오랜 노력에서 비롯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중 조명했다.

잘 알려진 대로 이 백신은 신기술인 '메신저 리보핵산'(mRNA·전령RNA) 방식을 적용해 만들어졌다.

바이오엔테크 창업자인 우구르 사힌(55)과 외즐렘 튀레지(53) 부부가 이 신기술을 처음 연구한 이유는 바로 암 치료법 개발이다.

1990년대 홈부르크대 병원에서 처음 만난 사힌과 튀레지는 젊은 의사로서 암 환자들을 치료할 방법이 충분하지 않다는 사실에 좌절했다고 한다.

튀레지는 WSJ에 "우리는 표준적 치료만으로는 곧 환자들에게 더 해줄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게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회고했다.

실험적 치료법에 관한 논문을 쓴 이들 커플은 마인츠에 있는 요하네스구텐베르크대의 크리스토프 후버 혈액·종양학과장에게 스카우트됐다. 후버 과장은 현재 바이오엔테크의 비상임이사다.

이곳에서 사힌과 튀레지는 신체 면역체계 프로그래밍에 기반한 새로운 치료법을 연구하기 시작했고, 2001년 항체 치료제 개발을 위해 가니메드제약이라는 회사를 처음 창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