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길리 주민들, "민통선 내 마을...'유실 지뢰' 피해호소·대책촉구"

2020-10-21     최상호 기자
강원도

[최상호 기자]올여름 집중호우로 마을 대부분이 물에 잠긴 강원 철원군 동송읍 이길리 주민들이 유실 지뢰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민간인통제선 내 지뢰지대 인근 '전략촌'에서 농사를 짓는 이 마을 주민 19명은 21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침수와 함께 지뢰가 마을 곳곳으로 떠내려왔다"고 피해 상황을 21일 밝혔다.

이들은 유실 지뢰가 이길리에서만 30여발이 발견됐고 그 중에는 집 대문에 끼어있는 등 자칫하면 인명피해로 이어질뻔한 아찔한 경우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국방부는 지난 15년 동안 군사적 목적이 없어진 후방지역 지뢰의 완전 제거를 약속했지만 지뢰지대가 해제된 곳은 없다"며 "국방부와 지자체는 유실 지뢰와 관련한 법과 규정이 없다는 소리만 반복할 뿐 피해 주민들에게 보상하지 않았다"고 했다.

김종연(53) 이장은 "제 친구 중에도 지뢰 때문에 목숨을 잃거나 다리를 절단한 사람이 있다"며 "서울 강남에 사는 사람도 대한민국 국민이고, 이길리 주민도 똑같은 국민"이라고 말했다.

한편, 주민들은 ▲ 전략적 필요가 사라진 지뢰지대 관련 정보공개 ▲ 유실 지뢰 피해 관련 법 절차 마련 및 보상 ▲ 국방부가 아닌 국무총리실·행정안전부 소속 지뢰전담기구 신설 등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