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 "현 정부서 비강남 아파트 땅값 가장 많이 상승"

2020-10-16     김건호 기자

지난 30년간 서울 내 비(非)강남 주요 아파트 땅값이 문재인 정부 들어 가장 많이 상승했지만, 공시지가가 이를 따라가지 못해 시세 반영률이 낮아졌다는 시민단체 조사 결과가 나왔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16일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990년부터 올해까지 매년 1월 시세 기준으로 강남 3구(서초·강남·송파)를 제외한 22개구 17개 아파트 단지 3만여세대를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경실련은 KB국민은행 등 부동산 시세정보를 비롯해 정부가 발표한 공시지가와 공시가격을 활용해 아파트값에서 건축비를 빼고 용적률을 고려한 땅값 시세를 산출, 공시지가와 비교했다고 밝혔다.'

이 분석에 따르면 비강남 주요 아파트 땅값은 1990년 3.3㎡(1평)당 687만원에서 2020년 5천995만원으로 30년 동안 8.7배 증가했다. 이 중 문재인 정부 3년 동안 3천706만원에서 5천995만원으로 2천289만원(62%) 올라 상승액이 가장 컸다.

반면 이 기간에 비강남 아파트 공시지가는 평당 1천577만원에서 2천88만원으로 511만원(32%) 오르는 데 그쳤다. 시세반영률은 35%로 박근혜 정부(43%)와 비교해 8%포인트 하락했다.

이처럼 가파른 땅값 상승을 공시지가가 따라가지 못해 문재인 정부 들어 시세 반영률은 이전 정부보다 떨어졌다고 경실련은 지적했다.'

개별 단지를 보면 길음 래미안 1단지·성수 롯데캐슬파크·공덕 래미안 2단지는 시세 반영률이 25%로 가장 낮았고, 흑석 한강·남가좌 현대 등 8개 단지는 30%대로 부지마다 제각각이었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시세 반영률 수준(65.5%)을 충족한 경우는 광장동 워커힐(69%) 1개 단지에 불과했다.

경실련은 "2020년 비강남 주요 단지별 시세 반영률은 평균 35%이며 가장 낮게는 25% 수준도 있다"면서 "이는 정부가 발표한 시세 반영률의 절반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공시지가가 낮아지면 소수 부동산 부자들만 특혜를 누린다"면서 "공평과세를 실현하려면 공시지가를 2배 이상 올려 시세 반영률을 80% 이상으로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