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감스님, 하늘이 감춘 그림 ‘알타이 암각화展’ 개막 

-'7천년의 숨결' 알타이 암각화 종이 위에 새기다. -암각화 명상록 '하늘이 숨겨둔 그림, 알타이 암각화'도 함께 선보여 -21일까지 인사동 아라아트센터에서 만나볼 수 있다 

2020-09-16     모동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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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동신 기자] 문자가 전무했던 선사시대 숭배의 존재였던 태양과 사냥의 대상이었던 동물 등 7천년의 세월을 흘러 오롯이 오늘에 전해지고 이를 종이위에 옮긴 대한불교조계종 백년대계본부 사무총장 일감스님의 ‘알타이 암각화전’이 15일 오후 개막했다.

이날 개막식은 ‘코로나 19’ 확산 예방을 위해 종단 스님 몇분과 지인 등 소수만 참석한 가운데 간소하게 치러졌다.

일감스님이

70여 점의 암각화 탁본을 최초로 선보이는 이번 전시는 갤러리 2개 층에서 2개의 테마로 나눠 진행된다. 

지상 1층 하늘의 장은 ‘태양신’과 ‘기도하는 사람들’ 등 고대인의 신앙과 풍요의 기원이 주를 이루고 지하 1층 땅의 장에서는 ‘사냥‘과 ’도구‘ 등 당시의 생활상을 묘사한 작품으로 구성했다.

대한불교조계종

동물과 사람, 태양과 기하학적 무늬가 바위 위에 새겨진 암각화는 문자가 없던 선사시대 인간의 바람과 기원을 나타내는 수단이었다. 

국내 대표 암각화로는 울산 반구대 암각화(국보 제285호)가 대표적이다. 

세계적으로는 중앙아시아에 국내 암각화와 비슷한 작품들이 많다. 알타이 지역권으로 볼 수 있는 몽골과 러시아 중부, 키르키스스탄, 카자흐스탄 등에는 오래전 청동기 시대의 암각화가 많이 남아 있다.

정종섭

일감스님이 처음 암각화를 접하게 되는 계기는 2005년 수묵화가이자 암각화 전문가로 꼽히는 김호석 화백과 인연으로 경북 고령의 장기리 암각화를 보게 됐는데, 그 감동이 잊히지 않았다고 한다.

그로부터 11년 뒤인 2016년 스님은 국내를 넘어 중앙아시아의 암각화를 찾기 위한 여정을 시작해 지난 5년간 틈틈이 이어온 그 순례의 끝에서 총 150점의 암각화 탁본을 완성하고, 이를 다시 종이 위에 옮겼다.

스님들이

이렇게 완성한 탁본 중 절반가량 70여점을 이번 전시에서 먼저 선보인다. 

이번 전시에는 암각화 탁본 사진 50여점에 시와 에세이를 덧붙인 책 '하늘이 숨겨둔 그림, 알타이 암각화'(불광출판사)를 함께 선보였다. '암각화 명상록'이라는 부제가 붙은 책은 스님이 암각화와 마주하며 겪은 이야기를 전한다. 

일감스님은 초대의 글을 통해 “암각화는 삶의 고통을 이겨냄을 물론이고 마침내 고통이 없는 세상, 즉 낙원으로 향상하고자 하는 의지를 종교적으로 승화시킨 우리 선조들의 예술이다. 고대인들은 암각화를 새긴 그곳에서 기도하고 제사를 지냈으며, 축제를 열어 공동체의 화합을 이루기도 했다. 암각화는 한마디로 영혼의 성소(聖所)이고 하늘과 땅 그리고 인간이 일궈낸 화엄 만다라”라고 말했다.

또한 “고대인의 영혼의 성소(聖所)인 암각화를 보는 것은 사람이 본래 지닌 선량한 성품을 알게 한다는 점에서 맑고 오래된 거울을 보는 것과 같다"며 "암각화를 직접 들고 올 수 없어서 그 마음을 탁본에 담아왔으니 많은 분이 알타이 암각화 탁본을 보며 본래 바탕에 있는 선한 마음을 돌아보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해인사에서 출가한 일감스님은 봉암사 태고선원, 해인총림선원 등 제방선원에서 수행했다. 조계종 총무원 기획실장, 불교문화재연구소장, 문화재청 문화재위원 등을 지냈다. 2004년 멕시코 반야보리사 주지로 있는 동안 멕시코 역사상 처음으로 부처님오신날 연등축제를 열어 관심을 받았다. 현재는 수락산 용굴암 주지로서 조계종 백년대계본부 사무총자을 맡고 있다. 저서로 쉽게 풀어쓴 '금강경을 읽는 즐거움', 불교TV 대담집 '그대로 행복하기' 등이 있다.

7천년의 숨결 ’하늘이 감춘 그림, 알타이 암각화’전은 인사동 아라아트센터에서 오는 21일까지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