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한명 칼럼]문재인 정권이 자랑하는 K-방역의 진실

특정 집단 마녀사냥, 희생양 찾기가 방역의 전부인가

2020-08-20     박한명

[박한명 파이낸스투데이 논설주간]코로나19 확진자가 최근 수백 명 대로 크게 늘자 정부와 여당이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를 집중적으로 성토하고 있다.

신문과 방송은 광복절 광화문 대규모 집회를 이끈 전 목사가 병원으로 이송되는 중에 턱에 마스크를 걸친 채 환하게 웃는 모습으로 휴대폰을 보는 모습을 공개하면서 ‘광기’ 등 표현을 동원해 비상식적인 행태들을 묘사했다.

전 목사는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 집회 며칠 전 정부가 우려와 자제를 당부했던 기억을 떠올리면 집회의 자유만 외치기엔 방역수칙을 무시한 전 목사의 행태는 백번 비판받아 마땅하다.

또 집회 당일 했다는 발언 “이번에 (우리가) 바이러스 테러(를) 당했다”라든가, 병원 이송 전에 “문재인이 우리를 실내로 밀어 넣어서 코로나19에 걸린 것”, “8·15 대회를 앞두고 확진자가 쏟아졌는데 북한 소행” 등의 발언들은 정상인이라고 보기 힘들만큼 상식과 벗어나 있다.

그럼에도 정부가 방역실패를 특정 교회와 인물에게 모두 떠넘기는 것 같은 모습은 불편하다.

문 대통령이 내수 활성화를 위해서라는 명분으로 임시 공휴일로 지정한 17일을 포함한 3일 연휴만 해도 지방 유명 해수욕장은 인파로 붐볐다. 인근 식당과 카페에서는 마스크도 쓰지 않고 비말을 뿜어대며 수다를 떨고 음식을 먹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이 사람들은 코로나 바이러스 전파와 무관하다고 누가 장담할 수 있나.

광복절 노동자대회에 참여하기 위해 모인 수천명 민주노총 조합원들도 마찬가지다.

언론 기사만 보더라도 마스크를 턱에 걸친 조합원이 코와 입을 드러낸 채 마이크를 쥐고 발언하는 모습이 사진으로 찍혔다. 행태는 똑같은데 누구는 걸어다니는 코로나 바이러스 분무기 취급을 받고 누구는 아무 문제가 없다는 듯 언론이 대한다면 이것 역시 심각한 역차별이고 혐오 아닐까.

광복절 집회 참여자들을 광기, 광란 등 거친 표현으로 묘사한 언론 중 어떤 곳도 민노총 집회나 연휴 전후의 무슬림들의 집단 감염 사태 등에 대해서는 그처럼 혐오를 조장하는 극단적인 표현을 쓰지 않았다.

코로나 방역실패의 원인 ‘선택적(정치적) 방역’?

말이 나왔으니 몇마디 더 하자. 코와 코가 맞닿을 정도로 출퇴근 시간 사람들이 짐짝처럼 이동할 수밖에 없는 지하철, 버스와 같은 대중교통 이용 중에는 과연 감염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있나. 지하철 안에서도 마스크는 썼지만 서로 밀접한 채 큰 목소리로 대화를 나누거나 전화통화를 하는 사람들은 다반사로 볼 수 있다.

정부가 코로나19 진원지인 중국 후베이성 입국제한을 8월 10일로 해제했다. 확진자가 없다는 게 이유인데 그건 믿을 수 있는 얘기인가. 수백 명 대 코로나 확진자가 쏟아지면서 2차 대유행을 걱정하게 된 건 정부가 지난 달 내수 활성화를 위한다며 교회 확진자가 나왔음에도 교회 내 소모임 행사금지 조치를 해제했기 때문이다. 내수 경기가 악화됐다고 특별여행주간을 지정하고 소비쿠폰까지 뿌리겠다고 한 정부 아니었나. 그러다 확진자가 폭증하니 느닷없이 교회 탓을 한다.

그러고도 문재인 대통령은 “국가 방역 시스템에 대한 명백한 도전이며 국민 생명을 위협하는 용서할 수 없는 행위”라고 교회 탓만 할 수 있나.

민주당은 이것도 모자라 교회에 곱지 않은 여론을 이용해 전광훈 목사와 미래통합당을 엮기 바쁘다. 민주당 어떤 의원은 “전광훈을 키운 건 8할이 통합당”이라며 엄청난 비약까지 일삼았다.

정부여당이 자기들의 코로나 방역실패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든다는 비판을 들어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아니 민주당이 코로나 확산 책임을 지기는커녕 도리어 통합당에 뒤집어씌우려는 행태다. 기가 막힐 노릇 아닌가.

국내 최고 감염병 전문가는 정부여당의 이러한 행태에 “코로나 재확산의 근본적인 이유는 정부 방역 정책의 실패 때문입니다. 거기에 대한 반성 없이, 위기 때마다 특정 집단을 마녀사냥하는 방식으로는 또 다른 위기를 불러올 뿐입니다.”라고 지적했다.

코로나 감염 사태가 심각해질 때마다 대구, 신천지, 교회 등 희생양을 찾아 제단에 올리는 행태는 원시 부족사회를 연상시킨다.

문재인 정권이 자랑하는 K-방역의 실체가 마녀사냥과 희생양 찾기에 그친다면 그야말로 세계가 경악할 노릇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