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수은, 제주항공에 1천700억 금융 지원 '없던 일로'

2020-07-23     전성철 기자

제주항공[089590]이 이스타항공 인수를 결국 포기함에 따라 국책은행이 제주항공에 지원하려던 1천700억원 인수 금융도 없던 일이 됐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을 인수하면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각각 1천억원, 700억원을 지원한다는 것이 애초 계획이었다.

두 은행은 다른 시중은행도 참여하는 신디케이트론(여러 금융기관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대출) 형식으로 지원하려고 했으나 지원 의사를 밝힌 은행은 없었다.

결국 산은과 수은만 지원에 나서기로 했는데 이마저도 불발됐다.

제주항공이 이날 이스타항공 인수 포기를 공식화했기 때문이다.

산은 관계자는 "수은과 함께 제주항공에 지원하려던 1천700억원은 이스타항공을 인수하는 조건으로 계획된 것"이라고 말했다.'

국책은행의 인수 금융 지원이 무산되면서 제주항공이 기간산업안정기금 등의 형태로 지원받을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기간산업안정기금은 항공업을 지원 업종으로 삼고 있다. 여기에 지원 기준인 총차입금 5천억원 이상, 근로자 300명 이상을 제주항공은 충족하고 있다.

다만 정부가 기간산업안정기금으로 저비용항공사(LCC)를 지원하는 것에 선을 긋고 있는 점이 변수다.

정부는 LCC의 경우 민생·금융안정 패키지 프로그램(135조원+α)을 통한 지원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이스타항공은 자력으로 회복이 불가능한 상태라 결국 파산 수순을 밟게 될 것으로 보인다.
산은과 수은도 이스타항공의 채권 은행이 아닌 상태라 선뜻 지원에 나서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산은 관계자는 "이스타항공이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지가 좀 됐기 때문에 대출이 나간 것이 없다"며 "이스타항공 지원을 검토하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