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검언유착', "전 채널A 기자 구속...증거인멸.수사방해"

2020-07-18     전호일 기자
법원

[전호일 기자]이른바 '검언유착 의혹'의 핵심 피의자로 지목된 이00 전 채널A 기자가 검찰에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김동현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7일 이 기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한 후 "언론과 검찰의 신뢰 회복을 위해서라도 구속 수사가 불가피하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김 판사는 "피의자가 특정한 취재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검찰 고위직과 연결하여 피해자를 협박하려 하였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자료들이 있다"며 "광범위하게 증거를 인멸하여 수사를 방해했고, 향후 계속 증거를 인멸할 우려도 높다"고 설명했다.

이 기자는 '신라젠 의혹'을 취재하면서 55살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대표에게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비리 의혹을 제보하지 않으면 형사상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며 협박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지난 2월 14일부터 3월 10일 사이 이 전 대표에게 수차례 편지를 보내 "(검찰이) 가족의 재산까지, 먼지 하나까지 탈탈 털어서 모두 빼앗을 가능성이 높다"며 취재 협조를 요청했다.

이 전 대표는 검찰 조사에서 이 기자의 편지를 받고 공포심을 느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검찰은 이 기자가 여권 인사의 비리를 캐내기 위해 윤석열 검찰총장의 최측근인 47살 한동훈 검사장과 협박을 공모했다고 의심하고있다.

수감 중인 이 전 대표를 대신해 이 기자를 만난 55살 지모 씨는 이 기자가 자신과 만난 자리에서 한 검사장과 통화 녹음을 들려주며 취재를 시도했다고 주장했다.

법원이 이 기자의 구속영장을 발부하면서 한 검사장에 대한 수사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수사팀은 지난달 초 한 검사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하고 그의 휴대전화를 압수수색했다.

한 검사장은 이 기자와 공모한 사실이 없으며, '검언유착' 의혹 폭로를 비롯한 일련의 과정들은 특정 세력의 '공작'이라고 주장했다.

의혹이 불거진 이후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전보된 한 검사장은 수사팀의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고 있다.

이 기자의 신병 확보에 성공한 수사팀이 추가 조사를 거쳐 한 검사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영장심사와 별개로 이번 수사의 타당성 등을 외부 전문가들이 판단하는 대검찰청 검찰수사심의위원회가 오는 24일 예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