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기업 올해 설비 확충 피하지만 R&D는 늘린다

2020-06-13     김진선 기자

일본의 주요 기업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한 경영 위기 속에서도 올해 연구개발(R&D) 투자를 늘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일본 증시 대표지수인 닛케이225에 포함된 업체 가운데 최근까지 R&D 투자 계획을 발표한 32곳 중 약 81%인 26곳이 올해 투자액(사업연도 기준)을 작년보다 늘려 잡았다.

이는 예년의 경우 R&D 투자를 늘리는 기업 비율이 60~70% 수준인 것에서 한층 더 높아진 것이라고 닛케이는 분석했다.

업종별로는 의약품과 전자부품 기업에서 투자 확충 움직임이 두드러졌다.

제약 지주회사인 오쓰카홀딩스는 올해 R&D 투자액으로 작년보다 2% 많은 2천200억엔(약 2조4천600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이 회사는 임상시험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IT(정보기술) 장비를 사용하는 임상시험 시스템 구축을 추진할 계획이다.

전자부품업체인 TDK와 교세라는 올해 투자를 늘려 에너지를 덜 쓰고 성능을 높인 자동차·스마트폰 부품 개발에 주력할 계획이다.'

종합 전기업체인 NEC는 5세대(5G) 이동통신 기지국 관련 투자를 올해 늘리기로 했다.

일본 최대 자동차 메이커인 도요타자동차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매출 감소 등으로 어려운 상황을 맞고 있지만 올해 R&D 투자비로 작년도 수준인 1조1천억엔(약 12조3천억원)을 책정했다.

미래를 위한 R&D 투자를 줄여서는 안 된다고 경영진이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도요타자동차의 전체 매출 대비 R&D 예산 비중은 올해 5% 정도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R&D 부문과는 달리 설비 투자 부문에선 일본 주요 기업들이 돈을 아끼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올해 설비 투자계획을 공개한 48개사 가운데 44%인 21곳만이 작년도 실적을 웃도는 것으로 파악됐다.

닛케이는 2018~2019년의 경우 전년도 실적을 상회하는 돈을 설비투자에 쓴 기업 비율이 70% 정도였다며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한 수요 침체 영향으로 설비투자를 재검토하는 기업이 늘어났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