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공영 BBC 신임 사장에 팀 데이비…9월 정식 취임

2020-06-06     Seo Hae

영국의 공영 BBC 방송은 신임 사장에 팀 데이비 BBC 스튜디오 최고경영자(CEO)를 선출했다고 5일(현지시간) 밝혔다.

데이비 사장 내정자는 오는 9월 토니 홀 현 사장의 뒤를 이어 정식으로 BBC 수장 자리에 오르게 된다.

앞서 홀 사장은 지난 1월 BBC의 미래 및 재원 마련과 관련한 정부와의 논의에 앞서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사임 의사를 알렸다.

데이비 내정자는 "지금은 영국에 아주 중요한 시기이며, 특히 지난 몇달간은 BBC가 국민에게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줬다"면서 "우리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고 필요하다"고 말했다.

"높은 품질과 불편부당함을 갖춘 콘텐츠 제작에 대한 강한 의지가 있다"면서 "변화를 가속화해 시청자들에게 봉사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데이비 내정자는 BBC 경영진으로 오랫동안 일해왔다.

펩시에서 일하던 그는 2005년 BBC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및 시청자 부문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어 라디오 부문을 총괄 지휘했고, 2012년 당시 사장이었던 조지 엔트위슬이 아동학대 취재와 관련한 뉴스나이트 프로그램의 실수로 8주 만에 사임하자 사장 직무대행을 맡기도 했다.

홀 사장이 선출된 뒤에는 BBC 프로그램의 해외 판매 등을 담당하는 자회사인 BBC 스튜디오의 CEO로 일해왔다.

데이비 내정자는 앞으로 집권 보수당 정부와 BBC 재원 마련 방식을 놓고 치열한 협상을 벌여야 한다.'

BBC는 'TV 라이선스'로 불리는 시청료를 재원으로 운영된다.

영국에서 컬러 TV 보유자는 연간 157.5 파운드(약 24만원), 흑백 TV는 53 파운드(약 8만원)를 의무적으로 내야 한다. 미납부할 경우 범법행위에 해당한다.

그러나 보수당은 지난해 12월 총선 승리 이후 'TV 라이선스'를 내지 않더라도 처벌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보수당은 총선 캠페인 기간 BBC가 브렉시트(Brexit)와 관련해 유럽연합(EU) 잔류 친화적인 편향성을 갖고 있다며 라디오 출연을 거부하는 등의 조치를 취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TV 라이선스' 개편이 보수당의 BBC '손보기'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일단 'TV 라이선스' 시스템은 적어도 2027년까지는 유지되지만, 정부는 2022년부터 재원 규모에 대한 검토에 들어간다는 입장이다.

데이비 내정자는 또 BBC의 중립성, 남녀 임금 격차 등에 관한 우려를 해소해야 하는 과제도 떠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