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재에 '반도체 자급' 절박한 중국, SMIC 전폭지원

정부 반도체펀드 2조원대 증자 참여…차세대 공장 사실상 국유화

2020-05-18     편집국

미국의 화웨이(華爲) 제재로 반도체 자급 필요성을 더욱 절박하게 느끼는 중국이 자국의 핵심 반도체 기업에 거액의 투자금을 몰아주며 전폭적인 지원에 나섰다.

18일 차이신(財新)에 따르면 중국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SMIC(중신궈지·中芯國際)는 최근 공고를 내고 국가집적회로(IC)산업투자펀드(약칭 대기금)와 상하이직접회로펀드로부터 총 22억5천만 달러(약 2조7천700억원)의 투자를 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기금은 중국 정부 주도의 반도체 산업 육성 펀드이다. 상하이직접회로산업펀드 역시 시 정부 주도의 유사한 산업 펀드다.

두 펀드의 추가 투자금은 SMIC의 생산 자회사인 중신난팡(中芯南方) 증자에 투입된다.

2016년 세워진 중신난팡은 SMIC의 핵심 생산 거점인 상하이 반도체 공장 법인이다.

이 공장에서는 현재 14㎚ 웨이퍼가 월 6천장씩 생산되고 있는데 향후 생산량이 월 3만5천장으로 늘어날 예정이다.

증자가 끝난 후에는 중신난팡의 기존 최대 주주인 중신지주 보유 주식이 50.1%에서 38.52%로 내려간다.

대신 대기금과 상하이직접회로산업펀드의 지분은 총 61.49%로 늘어나게 된다.

일각에서는 이번 증자로 중국 정부가 SMIC의 차세대 생산 시설인 상하이 반도체 공장을 사실상 국유화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분석도 나온다.

미중 갈등이 날로 격화하는 가운데 중국은 반도체 자급률을 높이기 위해 SMIC를 전략적으로 키우고 있다.

최근 미국이 제재 수위를 한층 높이면서 화웨이는 전처럼 자체 설계한 반도체 제품을 TSMC에 맡겨 만들기 어렵게 됐다.

이에 따라 화웨이는 SMIC에 더욱 의존할 수밖에 없게 돼 중국으로서는 SMIC의 기술력 향상과 생산 시설 확충이 매우 시급한 상황이다.

아직 SMIC는 세계 1·2위 파운드리 업체인 TSMC나 삼성전자와의 기술력 격차가 아직 매우 큰 것으로 평가된다.

SMIC는 아직은 14㎚ 반도체 제품까지밖에 양산하지 못하고 있다.

세계 반도체 회사들은 회로선폭이 좁아 크기가 작으면서도 강한 성능을 낼 수 있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 중이다.

기술력이 가장 앞선 것으로 평가되는 TSMC는 이미 7㎚ 수준을 넘어 회로선폭이 더 좁은 5㎚급 제품 생산을 시작했다. 이 회사는 나아가 3㎚급 반도체 제품 연구·개발이 중이며 내년 시험 생산이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