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보다 여성에 가혹한 미국 코로나발 실업대란

2020-05-12     전성철 기자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해 대공황 이후 최악의 실업 대란이 빚어진 가운데 여성이 남성보다 더 큰 타격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CNN 방송은 11일(현지시간) 과거 경기침체는 남성 위주 산업에 타격을 줘 남성 실직자를 크게 늘렸다며 "특히 2008년 금융위기로 인한 경기침체는 건설과 제조업의 남성들이 대거 해고돼 '맨세션'(mancession)으로 불리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번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에서는 다른 양상이 나타났다고 CNN은 분석했다.

실제로 미국 노동부의 4월 실업률 통계를 보면 여성 실업률이 15.5%로 남성(13.0%)보다 높았다.

특히 흑인 여성(16.4%)이나 히스패닉계 여성(20.2%) 등 유색인종 여성의 실업률은 훨씬 더 높았다.
또 미 싱크탱크인 경제정책연구소(EPI)에 따르면 여성이 급여 근로자의 50%를 차지하고 있음에도 3월 일자리 감소분의 59%는 여성에게 발생했다.

이는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타격이 여성 종사자가 많은 업종에 집중된 데 따른 것이다.

경제학자인 케이트 반은 최근 여성 실직자가 많은 이유로 "원격 근무가 어려운 접객업이나 소매업의 여성 종사자 비율이 높은 데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불리한 근로 여건에 놓여있는 여성들에게 이번 코로나19 사태는 불평등을 더욱 악화시키는 계기가 될 우려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케이트 반은 대공황 때의 사례를 들면서 "코로나 사태가 저임금, 여성, 유색인종 근로자에게 충격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