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 n번방 사진 있다, 자수한 20대...극단적 선택, 사망

2020-04-11     정재헌 기자

[정재헌 기자]성 착취물을 공유한 텔레그램 'n번방' 사진을 갖고 있다며 최근 경찰에 자수하기 전 음독을 시도했던 남성이 다시 극단적 선택을 해 사망했다.

인천지방경찰청은 11일 어제(10일) 오후 8시쯤 인천의 한 아파트에서 A(28)씨가 숨져 있는 것을 가족이 발견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현장에서는 A씨가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유서가 함께 발견됐다.

앞서 A씨는 지난 3월 24일 전남 여수경찰서를 찾아가 "n번방 사진을 가지고 있다"며 자수한 바 있다.

A씨는 여수서 사이버팀에서 진술 조서를 작성했고, 실제로 그의 휴대전화에서는 아동 음란물 등 340여장의 사진이 확인됐다.

당시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4·구속)이 검거되면서 n번방 사건 관련 음란물 소지자 처벌을 촉구하는 여론이 높아지자 불안했다"고 자수 동기를 밝히기도 했다.

조사 과정에서 얼굴이 파래지는 청색증 증상을 보였고, 경찰관에게 "사실 경찰서에 오기 전에 음독했다"고 말했다.

A씨는 곧바로 광주의 한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퇴원했으나 17일 만에 재차 극단적 선택을 했다.

텔레그램 메신저를 통해 모르는 이로부터 음란물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의 몸에서 타살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으며 정확한 사인을 확인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도 "유서 내용은 밝힐 수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