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신종바이러스 발원지 中 우한에...교민 700여 명 철수, 전세기 4편 투입"

2020-01-28     정지영 기자
이태호(오른쪽)

[정지영 기자]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 체류 중인 국민의 귀국을 위해 30일과 31일 전세기 4편을 투입하기로 했다.

이태호 외교부 2차관은 28일 "귀국을 희망하는 우한과 인근 지역 체류 국민은 700명이 조금 넘는다"면서 "30일과 31일 전세기 파견을 결정하고 중국 정부와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태호 차관은 이날 "중국 정부가 우한 지역 항공기와 대중교통을 차단해 자력으로 귀국할 수 없는 상황이고, 현지 의료기관들이 포화 상태라 적절한 의료 서비스를 제공받기 어려운 점을 종합적으로 감안했다"며 이같이 발표했다.

전세기로 귀국하는 국민들은 법령에 따라 잠복기인 14일 동안 정부가 마련한 공무원 연수 시설에서 격리돼 생활하게 되며, 이 기간 증상이 없으면 귀가 조치된다.

이들은 항공기 탑승 전 국내에서 파견된 검역관의 1차 검역을 거쳐 발열, 기침 등 증상이 있으면 탑승할 수 없으며, 한국인의 가족이더라도 중국 국적자는 중국 정부 방침에 따라 탑승할 수 없다.

정부는 우한 체류 국민의 철수를 위해 이태호 외교부 2차관을 팀장으로 하는 신속대응팀을 전세기 편으로 보내 철수를 지원하기로 했다.

신속대응팀에는 의사와 간호사, 검역관이 동승하며 현지 총영사관의 업무를 지원하기 위해 외교부 직원들도 함께 파견된다.

정부는 또 중국의 방역을 지원하기 위해 전세기편으로 마스크 200만 개, 방호복과 보호경 10만 개 등 의료 물품을 중국에 전달하기로 했다.

이태호 외교부 2차관은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는 중국 국민에 대한 우리의 마음이 전달되기를 희망하며, 이번 위기를 함께 대처해 한중 우호관게를 더 강화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정부는 해당 국민들이 어느 공항을 통해 입국하는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외교부 당국자는 "공항의 기본적인 요구 조건은 일반 승객들과 분리된 시설을 갖춘 공항에서 검역과 입국 심사를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라며 "준비는 돼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임시 생활시설로 공무원 교육 시설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충청남도 천안에 위치한 천안 우정공무원교육원과 국립중앙청소년수련원 등이 격리 시설로 거론되고 있지만 외교부 당국자는 구체적 장소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사실 이 부분에 대해 고심이 많았다. 일반 국민 입장에서 보면 우한시에서 대거 (사람들이) 들어오면 불안해할 수 있기 때문"이라면서도 "공무원 교육 시설이 가장 적합할 것이라고 보고 그런 가운데 적절한 시설을 찾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격리 시설) 인근에 (거주하는) 국민들이 충분한 정보가 없는 상황에서 우려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어서 지자체와도 협의 중"이라며 "시간이 없기 때문에 제약이 있는 가운데 최선의 결정을 해야 해서 (해당) 지역 주민 입장에서는 충분히 협의되지 못했다는 느낌이 있을 수 있겠습니다만 국민 전체를 보호하기 위해 정부가 책임을 가지고 일정한 생활 시설에서 모시도록 한다는 조치를 이해해 달라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