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산불로 비상사태 선포 "주민.관광객 1,000명 군함으로 대피"

2020-01-05     고 준 기자

[고 준 기자]호주 남부에서 발생한 산불이 두 달 넘게 이어지면서 호주 당국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주민들의 빠른 대피를 당부했다.

4일(현지시간) 호주 기상청은 산불 위험이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경고하며 남부 지역 주민 수만 명에게 대피를 촉구했다.

2개 주에서는 비상사태를 선포했고, 주민과 관광객 1,000여 명을 군함으로 대피시키는 작업이 벌어졌다.

지난해 9월 시작된 호주 산불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호주 남동부 해안에서 시작된 산불은 뉴사우스웨일스주를 넘어 인근 지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 산불은 서울시 면적의 82배에 달하는 면적이다.

당국은 이번 화재로 최소 19명이 숨졌고, 1,400여 채의 가옥이 불 탔다고 발표했다.

호주 해군은 군함 두 대를 동원해 주민과 관광객 1,000여 명을 대피시켰고, 일부 주는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주민 대피령을 내렸다.

이번 주말 섭씨 40도를 넘는 고온과 강풍이 예상되는 가운데 호주 전역의 긴장감은 높아지고 있다.

앞서 지난 3일 호주 당국은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이어 빅토리아 주 정부는 14만 명 주민을 비롯한 피서객에 대피령을 내리고 "떠날 수 있는 상황이라면 반드시 떠나라"고 전했다.

호주 소방당국도 "수백만 개의 불꽃이 화재 확산 방지 선을 넘어왔다. 소방청이 경고한 지역에 머물고 있다면 당장 피하라"고 당부했다.

호주 산불은 지난 11월 발생해 두 달 넘게 꺼지지 않고 있다. 호주 당국에 따르면 호주 국토 중 5만㎢가 잿더미로 변했다.

한편, 산불이 번지던 지난 연말 하와이로 휴가를 떠났던 모리슨 총리에 대한 비난 수위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