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전 세계 48개팀 모여 만든 ‘집합 도시’ 주제전

‘도시’라는 독특한 주제로 전시 진행하는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희소성 높아’

2019-09-25     박영선

서울시가 주최하고 (재)서울디자인재단이 주관하는 '2019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이하 '서울비엔날레')'가 지난 9월 7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박원순 서울시장, 변요한 홍보대사, 서울비엔날레 참여 작가와 관계자, 일반 시민 등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막했다.

건축을 다루는 비엔날레는 많지만, '도시' 문제에 대해 논하는 비엔날레는 드물다. 도시 분야의 글로벌 플랫폼으로 도약하고자 하는 서울비엔날레는 동대문디자인플라자, 돈의문박물관마을, 서울도시건축전시관, 세운상가, 서울역사박물관 등 9월 7일부터 11월 10일까지 65일 동안 만날 수 있다.

지난 2017년 '공유 도시(Imminent Commons)'를 주제로 수준 높은 전시로 눈길을 끈 바 있는 서울비엔날레는 올해 '집합 도시(Collective City)'를 주제로 한다. 이를 통해 전 세계의 도시건축 전문가들이 생각하는 각 도시의 문제점을 공유하고, 나아갈 방향에 대해 모색하고자 한다.

2019 서울비엔날레에서는 네 가지 전시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전시는 '집합적 결과물로서의 도시'라는 하나의 주제로 소통하는 주제전과 서울비엔날레에 참가한 80개의 도시를 다룬 도시전을 주축으로 한다. 또한, 도시건축 관련 세계 유수의 대학교수, 학생들이 참여해 도시에 관한 생각을 풀어 놓은 글로벌 스튜디오와 원초적 집합 도시인 전통시장에 대한 실험적인 시도인 현장 프로젝트로 이루어져 있다.

주요 전시 중 하나인 주제전에는 전 세계 도시건축 전문가로 구성된 48개 팀이 참여했다. '건축의 영역 확장, 집합 건축물로서의 도시의 회복'이라는 큰 주제를 기반으로 작가의 고민과 그 결과물을 소개한다.

주제전은 건축가와 도시설계자들을 중심으로 '능동적인 건축'의 역할과 범위를 재조명한다. 또한, 지금의 도시에 필요한 새로운 형태의 다양한 집합성에 대해 탐구하고 이를 소개한다.

주제전에 참여한 작가들은 △도시화 과정에 대한 비판, △생태 및 기반 시스템 탐구, △도시건축 혁신 유형에 따른 대안 개발 실험, △새로운 형태의 거주와 소유권, △중재와 소통 형식의 건축 및 새로운 공간 등 도시건축에 관한 다양한 메시지를 작품에 담았다.

달팽이처럼 소용돌이치는 디자인둘레길을 따라 전시장까지 걷다 보면 둘레길의 끝자락에서 바쿠(Baukuh)의 '일곱 가지 서적을 올린 제단'을 감상할 수 있다.

칠각형 정자를 재해석, 형형색색의 지붕과 플라스틱 단장이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는 형태로 이루어진 이 작품은 허리를 숙여 작품 속으로 들어갈 수 있다. 바닥에는 실로 짠 깔개와 낮은 재단 위 도시에 대한 7개의 서적이 놓여 있고 전구가 서적을 밝히고 있다. 작가는 이를 두고 “포스트 자본주의 시대에 걸맞은 도시건축을 위해 '공동의 지식'을 기원하는 마음으로 개인적인 헌물을 바친다”라고 의견을 밝혔다.

6인의 건축가로 이루어진 바쿠는 밀라노와 제노바를 기반으로 한다. 이들은 지난 2016년 선전 아이디어 탑 어워드(Idea Tops Award Shenzhen) 최고의 공공건물 부문에서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바쿠의 작품을 지나 전시장에 들어서면 켈러 이스터링(Keller Easterling)의 '매니(MANY)'가 관람객을 반긴다.

켈러 이스터링의 매니는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치할 수 있도록 돕는 온라인 플랫폼이다. 매니는 도시와 이용자의 필요를 고려하여 서로를 중계, 도시 간 인재 이동을 돕는다. 또한, 지역사회의 사회적 선행을 일종의 통화로 전환해 이를 교육, 보건 등 지역의 필요에 따라 사용할 수 있게 한다.

켈러 이스터링은 건축가이자 작가이며, 현재 예일대학에서 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인프라스트럭쳐 공간의 힘(Extrastatecraft: The Power of Infrastructure Space, Verso)>, <미디엄 디자인(Medium Design, Strelka Press)> 등이 있다.

볼스+윌슨(BOLLES+WILSON)팀은 이들의 작품 '세 도시의 현장조사'를 세 개의 면으로 구성해 다양한 면을 볼 수 있도록 했다.

볼스+윌슨팀은 각각의 면에 △유럽의 역사를 기반으로 30년간 변화를 겪은 일본 도쿄의 모습, △물리적·디지털적으로 연결이 되면서 점점 진화하는 유럽의 모습, △도시 구성을 재해석하는 실험의 장이 된 도시, 알바니아 코르처의 마스터 플랜을 제시했다.

볼스+윌슨팀의 피터 윌슨(Peter Wilson)은 지난 3월 개최된 2019 서울도시건축 프리비엔날레 심포지엄에서 라운드테이블 토론 발표자로 나선 바 있다.

아미드.세로9(Amid.Cero9)팀은 '집 없는 문명'이라는 설치 작품을 통해 사회적인 기류에 부응해 현재의 '집'이 사라진 도시를 그렸다.

아미드.세로9팀은 대한민국의 '찜질방'에서 모티브를 얻어 비전형적인 주거 환경의 신개념을 선보였다. 이와 더불어 가정과 공공 영역의 관계 그리고 도시 구성의 근본이 되는 집합에 대한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했다.

크리스티나 디아즈 모레노, 에프렌 가르시아 그린다로 구성된 스페인의 아미드.세로9팀은 올해 캐나다 토론토의 건축·디자인 전문지 애저(AZURE)가 주최한 2019 AZ 어워드에서 공로상을 수상했다.

네덜란드의 건축 사진가 바스 프린슨(Bas Princen)은 작품 '이미지와 건축 #11: 팔만대장경'을 통해 우리에게 익숙한 팔만대장경을 '집합 도시'라는 주제를 기반으로 객관화했다. 바스 프린슨은 작품 설명을 통해 “팔만대장경을 재조명하고 역설적으로 풀어내 현실의 삭막함을 다시 한 번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관람객에게 제공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바스 프린슨은 건축과 도시 풍경의 경계선에 드러나는 자연의 퇴보를 가감 없이 사진에 담아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2010년 베니스건축비엔날레에서 은사자상을 공동 수상했다.

이 외에도 총 48개 팀이 참여한 주제전 전시를 동대문디자인플라자 디자인전시관 및 디자인둘레길에서 관람할 수 있다.

주제전에는 바쿠, 켈러 이스터링, 바스 프린슨, 볼스+윌슨, 아미드.세로9의 작품 외에도 △매스 스터디스 대표인 건축가 조민석의 '밤섬 당인리 라이브', △차이나빌딩센터(CBC)의 '공간적 가치의 창조' 등 도시건축에 대한 다채로운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또한, 주제전 전시관 중앙 오픈콜에는 편히 앉아 쉴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으며, 전 세계 각지의 유명 박물관과 기록관에서 수집한 28개의 다채로운 영상이 상영된다.

한편, 9월 25일부터 29일까지 5일간 이화여대 ECC 내 강당에 위치한 아트하우스 모모에서 제11회 서울국제건축영화제가 열린다.

건축에 관련된 영화 상영, 관객과의 대화, 호스트 아키텍트 포럼을 포함하여 10여 개국 24편의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다.

다가오는 9월 27일 오후 7시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살림1관에서는 '콘텐츠 건축 시대, 공간을 채우는 사람들'이라는 주제로 호스트 아키텍터 포럼을 진행한다. 프로젝트데이 심영규 대표가 사회를 맡고 어반플레이 홍주석 대표, 어반하이브리드 이상욱 대표, 스테이폴리오&지랩 이상묵 공동대표 등 도시건축 전문가가 발제자로 나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별 프로그램에서는 '동주', '기생충', '착륙, 아모레퍼시픽 빌딩' 현장을 기록한다는 것' 등 영화로 본 건축을 살펴보는 자리를 갖는다. 이와 연계하여 9월 28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살림1관에서 영화 '기생충'에 대해 이하준 미술감독을 초청해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가 마련되어 있다.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입장권이 있다면 영화 1편을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포럼 사전신청 및 특별 프로그램 예매에 관한 자세한 정보는 아트하우스 모모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하다.

서울비엔날레에 대한 보다 자세한 정보는 '2019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의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