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대의 시화 에세이] (13) 부유한 산책 길

2019-09-18     칼럼니스트 신성대

 

부유한 산책 길

마음 부유한 산책 길
초록의 나무가 춤추는
아침 공원에 들어서면
괜히 기분이 좋다

초록의 나무도 좋고
빨간 장미도 좋고
큰 나무아래 아기 풀도
보랏빛 꽃도
기분 좋은 삶의 일부가 된다

바람이 얼굴을 스치는 시간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가지에
빠른 햇살이 부딪치면
놀란 초록 이파리는
햇살 부스러기에
눈부신 은빛 보석이 된다

살아 있다는 것은
아침 산책길처럼
숨 쉬고
바라보고
걷고
듣고
생각하고
가만히 느끼는 것이다

마음 부유한 산책 길
초록의 나무가 춤추는
아침 공원에 들어서면
그대처럼
괜히 기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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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다는 것은 숨쉬는 것이고 눈앞에 아름다움을 보고 듣고 느끼며 걷는 것입니다. 그래서 아름다움을 느끼며 살아있다는 것에 또 한 번 감사할 수 있어 행복한 시간이 되기도 합니다. 아침 저녁 가을이 단풍들 시간이라고 손짓 하지만 아직은 파릇파릇 나무들이 싱그러운 계절이라 마음 넉넉한 산책길은 기분이 더 좋아집니다. 사랑하는 누군가를 떠올리며 입가에 미소가 번지듯 자연이 주는 풍요로움은 힘들고 지친 하루의 피로를 잠재우는 힐링으로 살포시 찾아옵니다. 사람 사는 것 마음먹기 나름이란 말처럼 반소매가 서늘함을 느끼는 아침이지만 마음을 바꾸니 사랑하는 사람의 얼굴을 마주 하듯 초록이 맑게 퍼지는 공원길이 더 기분이 좋아집니다. 늘 좋은 일만 있는 것은 아니지만 '감사하다'는 말. 그 말이 내 맘 언저리에 박히면 삶은 또 새롭게 달라진다는 것을 아침 산책길에 춤추는 나무들을 보며 다시 한번 깨닫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