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경기장 달군 홍콩 민주화 함성...중국 국가 연주되자 등 돌려 항의

현수막·검은색 국기 등 다양한 ’경기장 시위’

2019-09-11     정연태 기자
[사진=온라인커뮤니티]

[정연태 기자]15주 째로 접어든 홍콩의 민주화 시위가 월드컵 경기장으로 이어졌다.

이란과의 월드컵 예선전이 열린 경기장에서 홍콩 관중들은 중국 국가에 집단 야유를 보내고 검은 국기를 흔드는 등 다양한 형태의 시위를 했다.

홍콩과 이란의 월드컵 2차 예선이 펼쳐진 홍콩 스타디움은 경기장에 들어가기 전부터 "우리는 홍콩이다"를 외치는 응원단의 열기가 뜨거운 가운데 경기 시작 전 중국 국가가 연주되자 응원 함성은 야유로 바뀌었다.

관중들은 일제히 등을 돌리며 국기에 대한 경례 대신 손가락 욕을, 국가 대신 시위 때 부르던 노래를 불렀다.

경기 시작 뒤에도 관중들이 한마음으로 바란 것은 축구 경기의 승리만이 아니었다.

그들이 바라는 것은 "우리 모두 단합됐다는 것을 느낍니다. 홍콩인들은 외칠 겁니다.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해 싸울 겁니다."였다

예선전이긴 했지만, 세계의 관심을 모으는 월드컵 경기는 홍콩인의 목소리를 알리는 기회였다.

홍콩은 중국이 아니다라는 현수막이 내걸렸고 중국에 대한 항의로 검은색 홍콩 국기도 등장했다.

경기는 2대0으로 졌지만, 관중들은 또다른 희망을 감추지 않았다.

경찰은 경기 전부터 철저한 소지품 수색 등 삼엄한 경비를 폈지만, 다행히 관중과의 물리적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