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대 시화 에세이] (9) 꽃들이 웃었다
2019-08-29 칼럼니스트 신성대
꽃들이 웃었다
눈부신 햇살아래
풀잎에 맺힌 이슬처럼
아침을 웃고 있는
여름과 가을이
꽃으로 만났다
계절이 소리없이 바뀌는 줄 알았는데
해바라기 웃음과
코스모스 웃음속에
서로의 계절을
웃으며 이어주는 건
처음 알았다
마음을 전하고
사랑을 전하는 것도
닫혔던 마음도
막혔던 사랑도
그것을 열었던 건
우리의 웃음이었다
계절이 닫히고
계절이 열리는 아침
꽃들이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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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그 만큼 웃는 얼굴은 다른이의 마음도 바꾸고 밝게 하기도 합니다. 늦여름 더위가 물러가는 처서가 되면 서서히 가을이 입질을 하는 선선한 아침 저녁이 됩니다. 그때 마다 바뀌는 건 계절의 신호인 꽃들의 얼굴입니다. 눈부신 햇살아래 여름의 상징인 해바라기와 가을의 상징인 코스모스가 활짝 웃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았습니다. 계절과 계절을 이어주는 과정은 급격하지 않고 서로를 자연스럽게 인정하며 받아 들이는 그 향기가 골고루 섞일 때 새로운 계절로 나아가는 것 같았습니다. 한참을 걸어도 기분 좋아지는 아침, 꽃들의 미소가 또 나를 지나는 사람들을 웃게 만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