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대 시화 에세이] (7) 청보리 밭길 따라

 

2019-08-26     칼럼니스트 신성대

청보리 밭길 따라

햇살이 너그럽게 내려보는 오월
넘실넘실 바람에 춤추는 청보리
온 초록의 싱그러움이
마음을 기쁘게 물들인다

발길 닿는 곳마다 향기가 넘쳐
가장 아름다운 계절의 절정
당신의 하루도 청보리 들길 따라
온 마음에 젊음이 퍼져
넘실넘실 초록이면 좋겠다

고향 청보리 길따라 걷는
하늘 위 떠도는 구름도
새소리에 귀 기울이는 아침
산기슭 퍼지는 아카시아
날아드는 손짓이 달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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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의 싱그러움은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가 없다. 삶이 주는 치열함도 각박함도 무장해제 시킨다. 내 고향 들판 아침 햇살 밤새 내린 흥건한 이슬을 다 걷어가기 전 풀잎에 반짝이는 물방울의 영롱함 만큼 청보리도 넘실대며 춤을 춘다. 츄리닝 하나 걸치고 청보리 밭길을 걷는 아침은 선물을 받은 기분이 들었다.  곳곳에 퍼지는 새소리가 정겹고 바람따라 온 몸을 휘감는 달콤한 아카시아향이 동화속으로 이끄는 시간이었다. 밤새 뒤척이던 행복이 청보리 밭길 따라 열리는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