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대 시화 에세이] (4) 두 번째 바람에 피는 꽃

2019-08-19     칼럼니스트 신성대

 

 

두 번째 바람에 피는 꽃

계절의 무게는 바람이 흔든다
한번 불면 꽃이 피고
한번 불면 잎사귀가 무성하고
한번 불면 곱게 물이들고
다시 한번 불면 눈꽃이 핀다

아침을 나서는 길
가슴쯤 높이의 화단에
네 번의 바람 중에
두 번째 바람을 만나는
노란꽃이 고운 솜털을 꺼내들고
반가운 인사를 건넸다

옷깃을 여미는 바람
빠른 걸음을 재촉해도
노란 꽃에 걸음 멈추는 것은
때론 삶의 무게를 흔드는
바람이 몰아쳐도
견디고 넘어서는 꽃처럼
가슴 방망이질 하는
그런 날들이 있기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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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길을 나서다가 가슴 높이의 화단에 핀 노란 꽃을 보다가 사계절에 부는 바람을 네번의 바람이란 생각이 들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그 부는 바람의 이름은 똑같지만 그 역활과 변화는 달라진다. 내 살결을 밀며 훑고 지나가는 한 여름의 바람에 꽃 몽울이의 솜털이 애잔하고 뭉클했다. 뭔가 모를 꿈틀되는 희망이 내 마음을 뜨겁게 방망이질 하듯 잠시 우리의 삶에도 이런 날들이 있기에 더 힘을 얻는다는 것을 두 번째 바람을 맞으며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