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악산 계곡에서 고기잡다

물에 빠진 여자를 구조하다

2019-08-07     justy

오래 전의 일입니다.

친구와 야영 장비를 챙겨 월악산 계곡을 찾았습니다.

그때는 계곡에서 텐트를 치고 야영하며 취사를 해도 괜찮던 시절이었습니다.

놀러온 사람들은 계곡에서 물장난을 하고 수영을 하며 더위를 식히며 시간 가는줄

모르게 보내고 있었습니다.

저와 친구도 야영 장소를 정하고 텐트를 치고 물가에서 수영을 하며 놀고 있었는데

저녁 무렵 쯤 계곡의 폭포 근처에서 물고기가 여기저기서 뛰어오르는게 보이더군요.

친구와 저는 뛰는 고기를 보면서 사냥 본능이 일었습니다.

다행히 물가 냇가에서 어린 시절을 많이 보낸지라 수영에는 자신이 있었죠.

누구의 아이디어였는지 지금 기억은 확실하지 않지만 우산이 떠올랐습니다.

우산을 가지고 폭포 밑의 바위에 자리를 잡고, 거꾸로 들고 있으면 뛰고 있는

저 고기들을 쉬게 잡을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수영 좀 할줄 아는 헤엄쳐가서 제가 폭포수 밑의 바위에 서서 자리를 잡고 조금

기다렸더니 역시 고기들이 뛰더라구요. 그 다음부터는 쉬웠습니다.

저는 뛰어 오르는 고기를 잡고 친구는 코펠에 담으며 시간 가는 줄 몰랐습니다.

한 시간쯤 그렇게 하니 거의 수십마리의 고기를 체포해서 가둘 수가 있었습니다.

그래... 오늘 저녁은 매운탕이다. 여기에 소주 한잔 할 생각을 하고 있는데...

폭포물이 모이는 약간 깊어보이는 곳에서 두 여자가 허우적거리며 주변에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여왔습니다.

친구와 저는 본능적으로 허우적 거리는 두 사람 쪽으로 뛰어들었습니다.

다행이 깊은 지역이 그리 넓지 않아서 한 사람씩 붙잡고 물 가장자리로 끌어 낼 수가

있었습니다. 보니 30대 중반 쯤으로 보이는 여자들이었는데 물 가장자리에서 놀다가

그리 되었다고 연신 고맙다는 인사를 하면서 과일을 수북히 그릇에 담아서

가져왔습니다.

저와 친구는 매운탕을 끓이고 밥을 해서 저녁을 먹으며 소주를 한 잔 했지요.

그러면서 낮에 있었던 일을 얘기하며 잊지 못할 추억을 하나 만들었습니다.

지금도 그 친구와 만나면 그 때 일을 꺼내어 한 번씩 그리워하곤 합니다.

20대 초반의 시기에 친구와 기발하게 고기도 잡고 물에 빠진 사람도 구하고 야영을

하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미래와 꿈을 얘기하던 그 시절이 그리워지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