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서지에서 생긴일 2

2019-07-27     향기

대학시절 북한산을 처음 탄 이후

산을 무척이나 좋아하던 저는 주말마다 산에 가곤 했죠

선배하고도 가고

남자친구하고 가고

아빠하고도 가고

친구하고도 가고

혼자는 가지 않았죠

항상 따라가는 입장이라 길을 외우기 보다는

주변 운치를 보며 잡념을 잊을수 있는 이 산행을 너무나도 즐겼던거 같아요

어느정도 자신감이 붙은 저는 한여름 피서지를 용문산으로 정하고

산을 잘 타지 못하는 제 절친과 가기로 계획을 쫘악 세웠죠

여자 둘이 가는 첫 산행

원래 산에 가면 산행을 즐기는 사람이 너무 많아

조용히 뒤를 따라가기만 해도 길을 잃을 일이 없을거란 판단하에

계획을 한거죠

그런데 그건 서울에 있는 산에 한해서 그런거 같아요

7월 말

용문산 정산에 오르는 이들은 많이 없더라구요

열정이 많았던 저와는 다르게 친구가 너무 산을 못타는데 시간은 빠리 지나가고

저와 친구는 어렵게 어렵게 해발 1200 고지에 다달았죠

힘들어서 천천히 아주 천천히 내려왓죠

우리보다 한참 늦게 올라온 이들도

우리를 앞서 지나기기 시작햊죠

날씨는 어두워지고

어두움이 너무 빠르게 진행되는 상황에 두렵고 무서웠어요

눈깜짝 할 사이

앞 시야가 깜깜해지고 우리는

이대로는 못 내려가니 산에서 잠을 청해야 한다며 서로 의지하며 잘 곳을 찾기 시작했죠

그때 저 멀리

4명의 젊은 오라버니들께서 헤드랜턴을 낀채 저희 쪽으로 오시는게 아니겠어요

내려가는 저희가 너무 걱정이 되어 다시 올라오셨다는

멋진 산악인 오라버리 덕분에

저희는 안전하게 내려올수 있었고

감사 인사로 저녁이라도 대접해 드리고 싶었는데

정말 하산후

인사만 하고 바로 가시더라구요

그 때 그 분들이 주신 감사한 추억으로 7월 산행은 제게 행복한 피서로 남아잇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