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혜석의 복잡다단한 심사를 담은...그림 한점.

2019-06-28     김진덕 칼럼니스트

격랑의 시대를 격정적으로 살다 비운에 간 근대의 신여성 나혜석.

인습의 인형이길 거부하고 수많은 '최초'의 기록을 갖고 있는 그녀는 평생 시대와 불화하고, 고통속에서 새로움을 열어 나갔다. 그녀가 그린 그림 한점은 마치 그녀의 복잡다단한 마음과 담은 듯 하다

여름철 하늘은 시커먼 먹구름으로 잔뜩 흐려 있고, 하시라도 폭우가 쏟아질 듯 하다.

마치 꿈쩍도 하지 않을 듯한 불쾌한 무더위가 온세상에 가득한 순간이다.

편견의 조선, 모든 건 굴레로 정지되어 있고, 오직 흔들리는 건 버드나무 뿐.

그녀의 삶과 마음을 대변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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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나혜석 전집'(2013 푸른사상). 격정적인 삶을 살면서 그는 등산과 여행을 했다.

산천은 의구한데 인걸은 간데없다라는 말은 그녀에게는 세상살이는 의구하고 고루한데, 산천은 변함없었다라고 해야겠다.

그녀가 그린 그림 중에는....

유작이라고 하는 해인사 3층석탑도 있고...

경남 하동의 다솔사도 있다

다솔사는 일제 시대 유명인사들이 머물며 명성이 높았다.

그리고 가난에 시달려 생계비를 벌기 위해 그림을 그리려 찾은 금강산도 있다.

나혜석에 대해 관심이 생긴 건, ' 경성 에리뜨의 만국유람기'라는 책을 통해서이다.

100년전 조선의 명사들의 만국 여행기인데, 심심할 때 읽어볼만한 책이다.

경향신문의 책소개는 이렇다

2권 <경성 엘리트의 만국 유람기>는 식민지 시대 조선 사람들에게 가장 인기 있었던 대중 잡지 '삼천리'에 실린 세계여행 기행문을 엮은 책이다. 조선 3대 민족 인권 변호사 허헌, 무용가 최승희, 시대를 앞선 비운의 서양화가 나혜석, 세계의 강단을 누빈 명연설가 박인덕, 마라토너 손기정, 독립운동가 안창호까지 20명의 기행문을 성균관대 박사과정을 수료한 성현경씨가 현대 우리말로 옮기고 해설을 덧붙였다.

황호덕 교수는 <미주의 인상> 해설에서 “보통의 여행자는 새로 당도한 곳에서 그 사회의 선한 풍경만을 풍문으로 변주한다. 눈 밝은 여행자는 그 사회의 풍경과 풍습에서 숨은 악을 발견하고 놀란다. 그리고 가장 훌륭한 여행자는 한 사회의 선이 만들어낸 뜻하지 않은 악들과 악이 만들어낸 거짓된 선들을 발견하고 전율한다”고 적었다. 이 여행기들을 보면서 보통의 여행자, 눈 밝은 여행자, 훌륭한 여행자를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그러다보면 자연스럽게 1930년대 조선의 지식인들이 맞닥뜨렸던 새로운 근대를 만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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