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돼지열병, "국내 돼지고기 값 상승세...삼겹살, 한 달사이 10% 이상 상승"

2019-05-26     김명균 기자

[김명균 기자]세계 최대 돼지고기 소비국인 중국과 베트남 등을 강타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의 영향으로 국내에서도 돼지고깃값 상승세가 본격화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국내 전체 돼지고기 유통 물량의 3분의 1 정도를 차지하는 수입산 돼지고기 가격이 상승하면 국산 돼지고기 가격에도 영향을 미쳐 전반적인 돼지고깃값 상승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당 5천800원 선이던 서울 마장동 축산시장의 수입 냉동 삼겹살 시세(도매가)는 5월 말 현재 ㎏당 6천400원까지 올랐다.

불과 한 달 만에 시세가 10% 이상 상승된 가격이다.

본격적인 여름휴가 시즌이 다가오면서 삼겹살의 수요는 점점 증가하고 있지만, ASF의 영향으로 돼지고기 수입물량이 급감하면서 가격이 오른 것이다.

축산업계 관계자는 "보통 4∼5월 사이에는 계절적 요인으로 가격이 2∼3% 정도 소폭 오르긴 하지만 10% 이상 오른 것은 다른 요인이 있다고 봐야 한다"며 "ASF의 영향이 국내에도 본격화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중국 농업농촌부에 따르면 올 3월 중국의 모돈(새끼를 낳는 목적으로 사육되는 어미돼지) 사육 마릿수는 작년 동월보다 21.0%, 전체 사육 마릿수는 18.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 농무부는 올해 중국의 돼지고기 생산량이 ASF로 인해 전년보다 10.3% 감소한 4천850만t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의 돼지고기 생산량 감소로 인한 파급효과는 이미 국내에도 미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3월부터 4월 20일까지 국내 돼지고기 수입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의 8만3천789t보다 16.7% 감소한 6만9천830t에 그쳤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전 세계 돈육 생산량의 절반을 차지하는 중국에서 ASF 사태가 당분간 지속할 경우, 올해 국제 돈육 시세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전망"이라며 "국내에도 이미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