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광장 "천칠백일 풍상 견딘 세월호 천막...오는 18일 철거"

2019-03-16     김종혁 기자

[김종혁 기자]천칠백일 풍상을 견뎌왔던 세월호 천막이 철거된다.

그 자리에는 새 전시공간이 들어와 뜻을 이어가지만 부모님들은 자꾸만 아이 얼굴이 떠오른다고 말한다.

서울 광화문광장 세월호 천막이 오는 18일 철거된다. 천막이 세워진 지 1709일 만이다. 천막 자리에는 세월호 사고를 포함해 각종 재난 사고를 추모하는 '기억·안전 전시공간'이 생긴다. 현재 분향소에 있는 희생자들의 영정은 서울시청사에 보관하기로 했다

유가족은 천막에 있는 짐을 오늘(16일)까지 정리하기로 했다. 철거 하루 전인 17일 오전 분향소에 있는 희생자 영정을 정리하는 식(式)을 거행한다. 영정은 시청 지하 4층에 있는 문서창고에 보관하기로 했다. 영정은 가로 16.5㎝, 세로 18㎝, 높이 5.5㎝ 크기의 상자에 담긴다. 시 관계자는 "적절한 장소가 정해질 때까지 시가 맡기로 했다"고 말했다.

노란 옷을 입은 어머니는 오늘도 광화문 광장에 섰다.

5년이 지났지만, 그동안 자리를 지켜온 세월호 천막처럼 가슴 속 응어리도 그대로이다.

특히 아이들이 떠난 계절이 돌아오면 가슴은 더 미어진다.

가족들이 광화문 광장을 떠나는 건 여기에 세월호 참사 같은 재난사고를 추모하는 '안전·기억 전시공간'이 들어서기 때문이다.

또 다른 비극을 막기 위해 안전의식의 중요성을 알리는 역할을 하게 된다.

천막 자리에는 시가 운영하는 약 80㎡(24평)의 추모관이 들어선다. 세월호 참사 5주기를 앞둔 다음 달 12일 시민에 개방되고 연말까지 운영된다.

추모관은 진실마중대(안내소), 전시실, 체험관, 시민참여공간으로 구성된다.

전시실은 안전의식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애니메이션과 영상 작품 등이 전시된다.

시 관계자는 "전시실에 세월호 사고 희생자 304명의 이름을 새기는 '추모의 벽' 설치를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체험관에는 가족을 잃은 슬픔을 촉각으로 표현하는 조명 작품이 설치된다. 조명을 만지면 체온을 인지한 조명에 빛이 들어오고 바람이 불게 된다.

천막은 사라지지만, 가족들은 새롭게 태어나는 광장이 세월호가 남긴 교훈을 영원히 기억하는 공간이 되기를 소망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