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이 좋아지는 사치

2019-03-14     송이든

여자들은 남자들의 비해 외향적인 것에 소비를 많이 한다.

화장품을 사고, 옷을 사고, 그 옷에 맞는 엑서사리, 구두를 사고, 핸드백을 사고 정말 입맛대로 하자면 끝이 없다. 그런 욕구는 남자들의 욕구보다 상당히 강하다.

여자들이 외모와 보여지는 것에 치중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스스로의 만족감도 있는데 보여지는 것에 중요시되는 사회의 눈도 한 몫하는 한다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결혼을 하고 아이들을 키우다보니, 절제와 자제로 자신의 외모에 투자하는 소비를 줄이거나 포기하는 경우가 너무 많다.

자신의 물건을 사려고 큰 맘 먹고 나갔다가도 결국 손에 들고 들어오는 것은 아이들의 물건이었다. 멋 내는 게 사치이고 낭비로 보이기 때문이다.

우울한 기분을 집안에서 풀고 있다. 가구를 재배치하거나 찬장에 있는 그릇들을 다 꺼내 새로 씻는다거나 에너지를 엄한 곳에 소비하고 있는 것이다. 결혼하기 전에는 없던 버릇이다.

어느날, 내가 왜 이러고 있는 걸까 생각한 적이 있다.

그리고 생각해 놓은 것이 한달에 조금씩 돈을 모으기 시작했다. 나를 위해서만 쓰는 돈이란

만든 비자금같은 것이랄까,

그리고 1년동안 모은 돈으로 딱 하루, 날 위한 쇼핑을 한다. 풀메이크컵을 하고 옷과 화장품과 구두, 그리고 분위기 좋은 커피솦에 들어가 자유를 만끽하듯 진한 에스프레소 한잔을 마시며 음악감상을 한다.

1년에 한번쯤 날 위한 소비와 날 위한 자유와 나만의 시간속에 사치스러운 하루를 보낸다.

결혼 전의 나로 돌아가는 하루다. 이 하루는 내게 1년을 버틸 수 있는 기운을 선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