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들은 게임에 푹 빠져 있고, 어른들은 이야기에 푹 빠져 있고..

어른들의 모임

2019-01-24     DONJIRIHANG

아이들의 아빠 "선생님의 생신"이라

아이들은 생신 선물로 그림 카드와 초콜렛을 준비했다.

6살 아이는 선생님을 케익보다 예쁘게 색칠하겠다며

정성들여 손을 놀린다.

아이는 아직 숫자 10까지와 자기 이름만 쓰는 정도라

다른 글씨들은 써 놓은 글씨를 보고 열심히 따라 그리는데

제법 또박 또박 정성이 들어간 글씨 그림을 그린다.

다 완성된 그림에 엄마 입장으로 흡족한 미소를 짓고 있는데

아이는 한 가지만 더 그리고 싶다고 한다.

바로 "해적"을 그리고 싶다는데 말릴 수 없어 그대로 두었다.

해적과 그 일당들인지 모르는 선생님께서는 축하객들이 많다고

생각하실 것이다.^^

9살 아이는 글씨를 미로처럼 만들겠다며 공들여

축하 글씨들을 썼지만 설명이 있지 않고서는 알 수 없는 작품이라

선생님께는 엄마가 설명좀 해주라고 신신당부다.

이렇게 선생님 생신 모임에 다녀오고는 9살 아이는 일기를 썼다.

형들은 게임에 푹 빠져있고 어른들은 이야기에 푹 빠져있어서

심심한 건 자기들 뿐인것 같은 느낌을 쓰고 싶었나 보다.

『 날씨 : 봄이 오나?

  어제 아빠 선생님 생신이어 시청역에 있는 삭당에 가야했다.

  지하철을 1번 갈아 타고 시청역에 도착했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고 있었는데 옆에 상자로 텐트(?)같은 것을 만드는 사람

  들어가 있는 사람들이 있었다. 아빠의 말로는 여행 온 사람이거나

  장사하는 사람이라고 했다. 

  '아, 시청 지하철역은 관광지이기도 하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2번 출구로 나가니 바람이 슝슝 불었다. 지하 공기를 마시다 밖 공기를

  마시니 상쾌했다. 물론 숲은 아니지만. 

  나는 걷고 걸어 식당에 도착했다.

  2층에 가니 선생님과 여럿이 우리를 쳐다봤다. 

  아주 아주 오랬만에 있는일이라 좀 어색하고 부끄러웠다.

  음식이 나오고 밥도 맛있었는데 내가 잴 좋아하는 생선이 나오지 않은게

  아쉬었다. 밥을 다 먹고 홍이와 레슬링 같은것을 하고 놀았다. 

  재밋는것도 잠시 금세 지루해졌다. 

  옆에 있는 형들은 게임에 푹 빠저있었고 어른들은 이야기에 푹 빠저 

  있었다. 거의 우리만 심심해 하는것 같았다. 

  케익까지 먹고나니 배가 불러 움직일 수가 없었다. 

  어른들은 신나게 이야기하고 형들은 신나게 게임을 하고 있었다.

  어른들 모임은 나하고 잘 맞지 않는겄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