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이형 '그들의 첫 번째와 두 번째 고양이'...이상문학상 대상 선정

2019-01-07     박규진

[박규진 기자]제43회 이상문학상 대상에 소설가 윤이형의 중편소설 '그들의 첫 번째와 두 번째 고양이'가 선정됐다.

이상문학상 주관사 문학사상은 오늘 시내 한 음식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대상을 비롯한 수상작과 선정 배경을 발표했다.

이상문학상 심사위원회는 대상작 선정 이유에 대해 "부조리한 현실적 삶과 그 고통을 견뎌내는 방식을 중편소설이라는 서사적 틀에 어울리게 무게와 균형 갖춘 이야기로 형상화한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2019년

한편 수상작인 중편 ‘그들의 첫 번째와 두 번째 고양이’는 초등학생 아들 초록을 둔 부부 희은과 정민이 이혼하는 이야기를 그들이 기르던 두 고양이의 죽음에 포개 놓은 작품이다. 이혼에 이르는 과정과 이혼 뒤의 관계를 통해 결혼 제도의 문제를 드러내고, 고양이들의 죽음을 통해 산다는 것의 의미를 되묻는다.

“결혼과 제도가 개인 삶을 어떻게 억압하는지에 대해서는 많은 이들이 공감하고 있을 겁니다. 그런 문제를 알면서도 진실을 감추며 기만적으로 살고 있는 이들도 있겠죠. 삶이 영원하지 않은데, 그렇다면 기만할 시간이 어디에 있을까요?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솔직하게 추구하며 더 나은 삶을 위해 변하는 인물을 그리고 싶었습니다.”

윤이형은 “작년에 기르던 고양이가 죽은 뒤 일상이 무너질 정도로 힘들었던 경험에 대해 말하지 못하고 지나가는 게 오히려 힘들어서 쓰게 된 소설”이라며 “죽음과 결혼 제도의 폐해, 양육자가 된다는 것, 사랑하는 사람의 감정의 변화 등을 다룬 소설이기도 하다”고 소개했다.

소설에서 이혼하는 부부는 고양이의 죽음을 계기로 다시 만나고, 비교적 우호적인 관계로 이혼 생활을 이어 간다. 작가는 이런 설정이, 한국 사회의 극심한 남녀 갈등과 대결에 대한 일종의 타협적 해결책으로 이해되는 데 동의하지 않는다는 뜻을 밝혔다.

윤 작가는 지난 2005년 '검은 불가사리'로 중앙신인문학상을 받으며 등단해 소설집 '셋을 위한 왈츠', 중편소설 '개인적 기억' 등을 펴냈다.

우수작으로는 김희선 작가의 '해변의 묘지'와 장강명 작가의 '현수동 빵집 삼국지' 등 5편이 뽑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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