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서 남기고 잠적한 신재민 전 기재부 사무관 발견...생명에 지장 없어".

2019-01-03     장인수 기자

[장인수 기자]스스로 목숨을 끊겠다고 연락한 뒤 잠적한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이 모텔에서 발견됐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신재민 전 사무관은 오늘 낮 12시 40분쯤 서울 봉천동의 한 숙박업소에서 발견됐으며 경찰은 생명에 지장이 없다고 밝혔다.

신 전 사무관은 우선 안정을 위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앞서 신 전 사무관은 지인에게 스스로 목숨을 끊겠다는 문자를 보내, 신고를 받은 경찰이 수색에 나섰다.

경찰은 신 전 사무관의 주거지에서 유서와 휴대전화를 확보하고, CCTV 등을 토대로 신 전 사무관을 수색했다.

앞서 신 전 사무관은 어제(2일) 국채 발행과 관련해 기재부에 압력을 넣은 청와대 인사가 현재 국무조정실 제2차장인 차영환 전 경제정책비서관이라고 주장했다.

기자회견을 연 신 전 사무관은 적자 국채를 발행하지 않기로 결정됐는데도 청와대에서 직접 기재부 과장과 국장에게 전화를 걸어 배포 예정이던 보도자료를 취소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한편 신 전 사무관 친구인 이총희 회계사는 오늘 “신 전 사무관에 대한 소모적인 논쟁을 멈춰달라”고 당부했다.

이 회계사는 신 전 사무관이 ‘나는 왜 기획재정부를 그만두었는가’라는 제목으로 작성한 글에 등장하는 ‘시민단체에서 일하는 회계사 친구’로 이날 오전 신 전 사무관으로부터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문자를 받고 경찰에 신고한 당사자이기도 하다. 이 회계사와 신 전 사무관은 고려대 동문으로 대학 재학시절 야학에서 2년간 함께 활동했다.

신재민 전 사무관 친구인 이충희 회계사는 대학 재학시절 야학 동아리에서 신재민 전 사무관과 함께 활동했던 선후배들과 함께 호소문을 만들어 4일 언론사에 보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사안의 본질이 흐려지고 신 전 사무관에 대한 가짜뉴스가 범람하는 게 안타까워 지인들이 뜻을 모아 호소문을 작성하게 됐다”며 “당초 기자회견을 하려고 했으나 자칫 문제가 될 수도 있다고 판단해 호소문으로 갈음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이 회계사는 2일 모교인 고려대 커뮤니티 ‘고파스’에도 글을 올려 “달을 가리키는데 모두가 손가락에 모여 싸우는 듯하다”며 “폭로의 결과가 아니라 과정을 생각해달라”고 호소했다.

이 회계사는 “세부 사안에 대해서는 (나도) 재민이와 의견이 다르다”며 “재민이가 모르는 내용으로 잘못된 폭로를 했을지도 모른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러나 그는 “학생이 손들고 정답을 말하지 않았다고 해서 선생님이 일단 두들겨 패고 본다면 그 교실에서 누가 손을 들고 말하겠느냐”면서 “내부 고발을 존중한다는 정부가 그들을 탄압하는 방식을 그대로 쓰는 것 같아 답답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진정으로 열린 정부라면 다른 의견을 말하는 사람을 고발로 억압할 게 아니라 그런 생각을 펼 기회를 주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한편 고파스에는 신 전 사무관이 폭로를 시작한 지난달 말 이후 고려대 재학생과 졸업생이 신 전 사무관에 대해 적은 글 수백건이 올라왔다.

‘자랑스럽다’, ‘생산적인 논의보다 제보자에 초점을 맞춰 인격적 모욕을 주는 행태에 화가 난다’는 등 신 전 사무관을 응원하거나 안타까움을 토로하는 글이 많았지만, ‘의인으로 칭송하는 게 불편하다’, ‘회사 욕하면서 그만두고 재벌 욕하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식의 비판글도 있었다.

신 전 사무관은 이날 오전 이 회계사에게 ‘요즘 일로 힘들다’, ‘행복해라’는 내용의 예약 문자메시지를 보낸 뒤 잠적했으나 이 회계사의 신고로 수색에 나선 경찰에 의해 반나절만인 낮 12시 40분께 관악구 모텔에서 발견됐다.

경찰에 따르면 신 전 사무관은 발견 당시에도 극단적 행동을 시도한 상태였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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