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덕의 [등산의 재구성] (3)1960년대 북한산 도봉산은 눈처럼 새하얗을까? 아니면

2018-12-19     김진덕 칼럼니스트

1960년대 북한산과 도봉산은 과연 어떠했을까

지금처럼 눈처럼 새하얀 화강암 바위들이었을까. 아니면?

지금의 북한산과 도봉산은 눈처럼 새하얗다. 

클라이밍을 하건 안하건 산밑자락 도로에서부터 우리를 설레이게 한다.

중생대 쥐라기에 형성된 북한산과 도봉산 화강암 바위가  이렇게 된건 불과 얼마전 이야기다.

"산림녹화성공,기적의 나라 한국"은 한국임업신문에서 2011년 낸 귀한 사진집이다.

그런데 등산의 관점에서는 구입해서까지 참조할만한 책은 아니라고 본다.

등산 인접한 산림 관점에서 산을 보는 오른쪽 참고서적들은 눈여겨 볼만 하다.

책에는 1960년대로 추정되는 사진 한장이 있는데....

                            

집의 형태로 보아서 50년대는 아닌 듯 하고 최소한 60년대로 추정된다.

지금 우리는 상상도 못할 동북쪽 서울이다.

지금 이 방향은 어디일까?

각도로 보자면 오른쪽 건물은 고려대, 경희대 또는 과학기술대 쪽이 아닐까 싶다.

저멀리 꿈에도 그리운 북한산 도봉산이 마치 병풍처럼 펼쳐져 있다.

그런데 눈부신 바위들이 아니라 한눈에 보아도 거무튀튀하다.

그부분만 스캔을 다시 뜨본다.

 

북한산. 소뿔같은 인수봉 모습이 한눈에 드러온다.

도봉산.  주능선과 선인봉 만장봉 자운봉 그리고 그 너머 포대능선이 쫘악 펼쳐져 있다.

눈부시진 않다.

그 이유는 별게 아니다.

화강암 바위에 붙어 사는 이끼는 공해에 굉장히 약하여 공해 지표식물이다.

시골의 화강암 바위들은 이렇게 깨끗하지 않다.

그러니까 서울 근교의 산들은 산업화를 추진하면서 이끼가 죽어 사라지는 바람에 

지금처럼 새하얗게 되었다는 게 진실이다.

그러니까 그 이전 사람들은 이 바위를 멀리서 보고 설레이기란 쉽지 않다.

일제시대에는 더 '시커먼스' 였을 테고,  그시절 산을 찾은 유럽인들 중 어떤 이는 거무튀튀한 이 바위들을 보고서 기괴하고 위압적이라고 하기도 한다. 

우리가 산을 '높이' 찾은 건, 다시말해 '등산'의 대상이 된 건 그리 오래지 않았다는 게 사실이다.

60년대까지만 해도 대부분 산입구 계곡에서 물놀이 하고도 하루 산에서 잘 놀았다고 했다.

그 시절에는 화강암 바위들에 눈길을 그리 주지 않았다고 본다.

북한산 도봉산에서 찍은 사진들에 이런 바위를 배경으로 한 게 그리 많지 않은 걸 보면 말이다.

그러니까 이런저런 논리 다빼고서 미학적으로만 생각하자면, 

지금의 눈부신 바위가 산에서 미적 감수성을 계발하는데에 제일 좋은 때가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