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대기업과 계약체결 전에 기술자료 요구받기도"

2018-09-16     김진선 기자

중소기업과 거래하는 대기업의 횡포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복수의 매체에 따르면 대기업과 거래하는 중소기업들이 계약 체결 전부터 기술자료를 요구받거나, 기술자료를 제공하면서도 서면 계약서를 제대로 발급받지 못하는 경우가 자주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16일 중소기업중앙회가 7, 8월 501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진행한 ‘대ㆍ중소기업 간 기술탈취 실태 및 정책 체감도 조사’ 결과를 보면 중소기업 501곳 중 17곳(3.4%)이 대기업으로부터 기술자료를 요구받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중 기계ㆍ설비(8.6%), 자동차(5.5%), 전기ㆍ전자(3.6%) 업종에서 기술자료 요구 비율이 높았다.

기술자료의 요구 시점은 계약체결 전 단계(64.7%)에서 가장 많았는데 이 중에서도 기술자료를 제공했으면서도 대기업으로 부터 계약을 따내지 못한 곳이 13곳 중 7곳(53.8%)이나 되었다. 나머지 3곳(23.1%)은 서면 계약서는 발급받았으나 대기업이 주도적으로 작성했다고 응답했다.

계약 전에 기술자료만 넘기고 실제 거래는 이뤄지지 않은 피해사례가 많은 것이다.

대기업이 기술자료 제공을 요구하는 이유는 불량 원인 파악(51.9%), 기술력 검증(45.9%)이라는 답이 많았으며, 납품단가 인하에 활용(24.6%), 타 업체에 기술자료를 제공해 공급업체를 다변화하기 위해(11.2%)라는 응답도 있었다.

‘정부가 발표한 기술탈취 근절 대책’이 기술탈취 근절에 도움이 될 것(41.9%)으로 기대한다고 답한 곳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응답(13.8%)한 곳보다 많았으며,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부분으로는 과징금 상향 및 징벌적 손해배상 등 처벌강화(44.7%), 기술탈취 행위 범위 확대(22.8%), 기술보관ㆍ특허공제 지원제도 활성화(14.6%), 집중감시업종 선정 및 직권조사 시행(10.2%) 등으로 응답했다.

이재원 중기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대기업으로부터 기술자료 제공 요구를 받으면 중소기업이 거절하기 사실상 쉽지 않기 때문에 합법적으로 서면을 발급해 권리관계를 분명히 하고 나아가 중소기업 기술이 정당한 대가를 받을 수 있도록 기술거래가 가능한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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