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레(Welle)의 [제품 만들기] (1) 손 끝의 떨림이 있는 물건 

2017-11-28     김환빈 칼럼니스트

[경제신문=파이낸스투데이] 벨레(Welle)는 더블유[W]로 시작하지만 ‘웰레’가 아닌 ‘벨레’다. 영어가 아니라 독일어이기 때문이다. 벨레(Welle)는 ‘물결’ 또는 ‘파도’라는 뜻으로 ‘감정의 고조와 스릴 그리고 이러한 감정들에 맞춰 자연스럽게 몸이 떨린다’라고 해석한다. 브랜딩하면서 붙인 의미로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성을 담고 있다.

 

나는 칼럼 연재를 시작하면서 ‘손 끝의 떨림이 있는 제품’을 만드는 이야기를 해보기로 했다. 제품과의 만남은 항상 손 끝에서 시작되고, 그 기분 좋은 떨림을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것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일인 동시에 ‘벨레’의 궁극적인 목표이기 때문이다.  

‘손 끝의 떨림이 있는 제품’이란 무엇일까? 요즘 소셜미디어에서 흔히 표현되는 ‘인생템’이 ‘손 끝의 떨림이 있는 제품’ 중 하나라고 할 수 있겠다.

기분 좋은 떨림을 이어줄 물건을 계속 찾고 있다. 인터넷의 발달로 따뜻한 이불 안에서 전세계의 다양하고 신기한 제품들을 만날 수 있다. 하지만 손 끝의 떨림을 느끼기 위해선 직접 발로 뛰어 찾아보고 만져봐야만 한다. 사람의 관계가 깊어지려면 지속적인 만남이 필요하듯 제품도 이와 마찬가지다. ‘인생템’이 누군가와 평생 함께 가는 제품이듯 말이다.

다양한 제품들을 보고 만지고 느끼는 과정이 계속 이어지다 보니, 직접 만들어보는 건 어떨까? 라는 결론에 이르렀고 제품을 만들기 위한 고민이 시작됐다. 우선, 사람마다 손 끝의 떨림을 느끼는 이유는 다양하다. 개인의 취향과 생활 환경에 따라 추구하는 가치가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모든 사람에게 기분 좋은 떨림을 주는 제품은 없다고 여겨야 한다.

그렇다면 우리가 그리고 모두가 생각하는 ‘손 끝의 떨림이 있는 제품’이란 무엇일까? 예를 들면, 어릴 적 자라온 동네에 시장이 있다. 시장 안에 있는 허름한 떡볶이 집이 하나 있는데, 매일 먹어도 질리지 않을 만큼 너무 맛있는 거다. 이런 떡볶이 집이라면 주위의 아는 사람들에게 꼭 한번 먹어보라고 권해보지 않을까? 직접 데려가서 사주기도 하고 말이다.

이렇듯, 누군가의 손 끝에서 시작한 작은 떨림이 기분 좋은 공명을 일으켜 주위에 전파될 수 있는 물건이 ‘손 끝의 떨림이 있는 제품’이 될 수 있겠다. 우선 본인이 아무런 느낌이 없는데 주위 사람들에게 전할 수는 없다. 개인의 취향은 그 다음 문제다. 다행히 아직 세상은 넓고 떨림을 전달할 기회조차 갖지 못한 물건들이 많다.  (2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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