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의 스타트업 인수, 우리나라에는 왜 흔치 않나?

2016-05-09     권순철 기자

[경제신문=파이낸스투데이]스타트업이 대기업에 인수되어 서로 상생하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이다. 스타트업의 기술력과 대기업의 자본이 만나 더 큰 기업이 되고 획기적인 전기가 마련되어 사업모델이 더 커지고 활발해 질 수 있기 때문이다. 

대기업 입장에서는 시간을 절약하고 괜찮은 아이디어를 고스란이 자신들의 플랫폼이나 시스템에 녹여 낼 수 있기 때문에 좋고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운용자금 걱정 없이 좋은 조건에서 일만 열심히 하면 된다.  물론 스타트업 설립자나 직원들에 대한 보상도 뒤따른다. 인력들의 고용도 고스란이 승계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국내 스타트업을 국내 대기업이 인수하는 사례는 극히 드물고 오히려 카카오가 대기업에 편입되면서 대기업이 스타트업을 인수하는 절차도 까다롭다는 것이 밝혀졌다. 행정적인 절차도 복잡할 뿐더러 인식도 별로 좋지 않다. 대기업이 스타트업을 헐값에 인수해서 기술력만 빼가고 인력은 버릴 것이라는 과거 관행때문이다. 

대기업은 공정거래법 적용 대상이 돼 각종 지원이 끊기고 오히려 각종 규제에 걸리게 되는 제도가 문제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카카오가 지난달 자산 5조원 이상 기업을 대기업 집단으로 지정하는 공정거래법에 따라 대기업으로 분류 되면서 76개의 규제가 적용돼 스타트업 수준인 40여개 계열사에는 벤처캐피털 투자가 금지되고, 병역특례를 통한 인재 유치 등에서 제한을 받게 되고 말았다.  이러한 규제는 카카오 뿐이 아니라 삼성이나 현대등 대기업들 공통적인 문제다.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피인수 되는것 말고는 IPO 를 통해 상장을 시키면서 대규모 자금을 유치할 수 있는데 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 하다. 기업공개(IPO)를 준비할 때 드는 비용과 기간을 생각하면 스타트업에게는 한계가 있다는 것. 

기업 인수를 부정적으로 보는 인식도 그렇다. "대기업ㆍ중견기업이 스타트업의 기술력만 빼가고 인력들은 내팽겨칠것이라는 부정적인 선입견이 있는 게 사실”이다. 

전문가들은 대기업과 스타트업, 또 중소기업과 스타트업 간에 협업이나 제휴를 더욱 활발히 해서 스타트업의 인수에 대해 상호간에 부정적인 인식을 줄이는게 급선무라고 입을 모은다. 또한 정부는 정책의 변화를 통해 대기업이 스타트업을 적극 인수 할 수 있도록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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