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현 The K 갤러리 초대전
박인현 The K 갤러리 초대전
  • 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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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08.19 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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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일정 ▶ 2012. 08. 01 -2012. 08. 07
관람시간 ▶ Open 10:00 - Close 18:30
∽ ∥ ∽
The K갤러리
서울시 종로구 관훈동 192-6
T. 02-764-1389
www. thek-gallery.com

1. 인격을 부여한 영특한 존재로서의 우산

박인현은 특이하게도 우산을 소재로 하는 독특한 조형세계로 주목받고 있다. 비오는 날 빗방울을 막아주는 용도인 우산은 비를 제재로 하는 그림에서 흔히 쓰이는 소재이다. 그런데 그 우산이 비와는 연관성이 없는 이미지로 탈바꿈하면서 새삼 기막힌 조형의 묘미를 일깨워준다. 비를 막는 일상적인 용도에서 벗어나는 순간 우산은 상상을 초월하는 놀라운 요술을 부리는 존재가 되는 것이다. 우산이 산수풍경이 되고, 나무가 되며, 사과가 되는 기상천외한 요술로 우리의 닫힌 미의식을 깨우고 또 자극한다.
이처럼 우산은 그가 추구하는 개별적인 조형세계 그 중심적인 이미지로 자리한다. 우산이 고유의 용도를 떠났을 때 돌연
그림 Umbrella - 매화이야기 1202 41X32cm 한지에 수묵채색 2012
세상풍경을 전혀 다른 이미지로 변환하는 마술을 불러들인다. 그리하여 일상적인 풍경이 우산으로 치환되는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된다. 우산이 모여 산수풍경이 되는가 하면, 허공을 비상하는 새들의 나래 짓이 될 뿐만 아니라, 인간을 대역하기도 한다. 현실과 동떨어진 조형적인 상상의 공간을 자유롭게 유영하면서 세상풍경을 전혀 다른 차원으로 끌어올리는 것이다.[2009년 서신갤러리 개인전 서문신항섭(미술 평론가)]

2. 멸하는 삶에 대한 관조
작가 박인현은 이미 일정 기간에 걸쳐 우산이라는 특정한 사물을 통해 부단히 자신이 속한 시공을 조형으로 표현해내고 있다. 그에게 우산은 이미 단순한 소재가 아니라 그 자신을 대신하는 상징일 뿐 아니라 자신의 사유를 대변하는 실체인 셈이다. 몇 차례에 걸친 우산을 통한 변주 끝에 그는 이제 자신의 우산을 매화나 벚꽃 등에 피어나게 함으로써 또 다른 조형과 사유의 세계를 열어가고 있다. 작가의 우산이 지니고 있는 가장 큰 상징성은 생명으로서의 우산이다. 우산이 지니고 있는 펼쳐짐과 접혀짐과 같은 기능적 형상을 통해 그는 인간의 생로병사를 이야기한다. 이러한 우산이 놓인 장소와 상황은 바로 그러한 상황을 수식하고 설명하는 내용인 셈이다. 작가의 새로운 작업들은 매화나 소나무, 벚나무와 같은 자연물과의 조합을 통해 새로운 사유를 도출해 낸다. 물론 이 경우 역시 작가의 관심사는 인간과 그 삶에 관한 것일 것이다. 작가가 굳이 이러한 기성의 상징성 강한 식생들을 화면에 차용한 이유가 바로 그가 말하고자 하는 사유를 읽어내는 핵심인 셈이다.

작가의 화면은 단출하다. 몇 가지의 제한적인 소재와 표현으로 분명한 메시지를 일관되게 전해주는 간결함이 돋보인다. 그것은 대단히 함축적일 뿐 아니라 매우 정교하고 반복적인 작업과정에 의해 구축되어진 견고한 구조를 지니고 있다. 수묵과 채색을 혼용하고 있지만 색채는 절제되어 혼란스럽지 않다. 더불어 소소한 기교를 드러내기 보다는 화면 전반에 걸쳐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일관되게 견지하려는 집중력이 두드러진다. 그것은 수다의 달변이라기보다는 차라리 그윽한 침묵에 가까운 것이다. 스스로 이야기하기 보다는 보는 이에 의해 읽혀지고 이해되어 그 공명을 확대하고 증폭시키고자 하는 의도인 셈이다.

사물을 통한 은유와 상징의 조형방식은 미술에서 보편적인 것이다. 특히 동양회화에서의 이러한 상징성은 더욱 두드러진다. 작가가 차용한 매화나 소나무 등은 이러한 은유의 상징체계에서 원용된 것이라 이해해도 무방할 것이다. 그러나 이에 작가에 의해 의미가 부여되고 상징성을 갖게 된 우산이 더해짐으로써 기성의 정형화된 읽기와는 다른 새로운 상징과 이미지가 구축되게 된다. 이렇게 형성되어진 이미지는 모순과 혼돈의 시각적 자극을 통해 조형적 흥미를 유발할 뿐 아니라 사유를 증폭시킨다. 이는 어쩌면 작가가 포착한 전통과 현대의 접점일 것이다. 수묵과 채색이 혼재하고 형상과 여백이 어우러지며 이루어내는 작가의 삶에 대한 이야기는 전통과 현대라는 가치를 함께 아우름과 동시에 우산이라는 특징적인 사물을 통해 작가의 개별성을 드러내는 것이다.

꽃이 피고 짐과 같이 시간이 흐르고 세월이 변함과 같은 자연 현상을 통해 인간의 삶을 바라보는 그의 시각에는 동양적 인생관, 혹은 자연관의 자취가 여실하다. 물질에 의한 편리 보다는 생명 자체에 관심을 두고, 현상에 집착하기보다는 본질에 주목하고 접근하고자 하는 그의 화면은 바로 안온한 감성의 표출이다.

그것은 전통과 현대라는 시공을 통해 구분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생명활동을 통해 본질적으로 추구되고 존중되어야 할 보편적인 가치일 것이다. 작가의 사유가 반가운 것은 실용과 효율을 앞세운 오늘의 세태에서 자연이라는 유장한 시간의 흐름과 그 속에서 명멸하는 인간의 삶을 통해 새삼 생명과 그 본질에 대한 의미와 가치를 환기시켜 주기 때문일 것이다. [2011년 백송화랑 개인전서문 김상철(미술평론)]

<고품격 경제지=파이낸스 투데이> FnToday=Seoul,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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