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미, 제3회 코리아국제현대무용콩쿠르 그랑프리 수상
이주미, 제3회 코리아국제현대무용콩쿠르 그랑프리 수상
  • 박세은
    박세은
  • 승인 2012.06.05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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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리지 않고 내 모든 것 보여주고 싶었다”

세계에서 총 10개국이 참가한 국제적 규모의 현대무용 콩쿠르 제3회 코리아국제현대무용콩쿠르(이하 KIMDC)에서 이주미(한국예술종합학교 3학년)가 시니어부문 그랑프리의 영예를 안았다. 무대를 알기 위해 참가한 이번 대회에서 “가리지 않고 자신의 모든 것을 보여주려고 했다”는 무용수 이주미에게 대회 수상 소감과 수상 작품, 무대 위에서 춤을 춘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에 대해 물었다.

“내면의 변화 욕구를 담아, 나라는 사람 표현했다”

수상자 갈라 공연을 마치고 무대를 내려온 그에게 그랑프리를 수상한 소감을 묻자 쑥스러운 듯 미소가 돌아왔다. “제가 이렇게 큰 상을 받을지는 몰랐어요. 콩쿠르를 열심히 준비하긴 했지만 급하게 준비했고, 고학년 선배 무용수들도 많이 참가해서 큰 기대는 안 했어요. 내년에 4학년이니까 경험 삼아 무대에 한 번 올라가 보고 어떤 느낌인지 알고 싶은 생각에 참가했어요. 수상 소식에 처음엔 실감이 안 날 정도로 놀랐어요.(웃음) 상을 주신 심사위원분들께 감사드려요”

대회에서 그가 준비한 2개의 작품 중에 갈라 공연에서 선보인 것은 ‘Awake(깨어나다)’라는 작품이었다. 단발머리에 피부와 같은 톤의 얇은 원피스를 입고 맨발로 춤추는 그는 자유롭고 투명해 보였다. “예전부터 제 내면에서 변화가 필요하다고 항상 생각했고, 변화되고 싶은 마음이 많았어요. 이건 개인적인 얘기지만요. 생각처럼 쉽게 변화시킬 수가 없어서 많이 갇혀있었고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했어요. 이번 대회 작품을 짜면서 한 번 더 ‘나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가’하는 것을 생각하게 됐어요”

그의 작품 ‘Awake(깨어나다)’는 드라마틱한 음악도 인상적이었다. 곡명은 ‘Between the bar(난간 사이에서)’로 “자신에게 위안을 주는 음악”이라고 그는 말했다. “너는 할 수 있다는 뜻을 담은 이 음악은 지금 들어도 울컥할 정도로 제게 깨달음을 주고 생각에 잠기게 해요. 무대에서 제 온몸을 보여주기 위해서 의상도 스킨 색상을 택했어요. 저를 가리지 않고 제 모든 것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일본, 베트남 등 각국 무용수들에게 자극받았던 시간”

이번 4박 5일 대회 기간 동안 그는 처음 보는 해외의 무용수들과 교류하며 그들의 독특한 세계를 경험하는 값진 경험을 했다. 아직 대학 3학년인 젊은 무용수로서 참가소감은 어떠했을까. “총 10개국이 참가했다는 것을 알고 처음에는 굉장히 놀랐어요. 그리고 다른 콩쿠르에서 봤을 때는 아직까지 한국인들이 위치가 높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콩쿠르를 보면서 일본이나 베트남 등 여러 나라의 무용수들이 세계적인 수준에 와 있다는 것을 느꼈어요. 한국도 더 많은 발전을 해야겠다고 생각하는 계기가 됐죠”

최고 영예인 그랑프리를 수상한 이주미가 개인적으로 인상 깊게 지켜본 참가자는 누구였을까. 그는 “은상을 수상한 베트남 무용수의 작품이 인상적이었다”고 꼽았다. “처음에 허물을 벗는 것처럼 자신의 몸을 벗기는 장면이 있어요. 그 장면을 보면서 굉장히 인상 깊었어요”

어렸을 때부터 꾸준히 무용을 해왔다는 젊은 무용수 이주미에게 ‘춤춘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그는 자신에게 ‘춤’이란 곧 ‘약’과 같은 존재라고 말한다. “안 좋은 일이나 힘든 일, 괴로운 일이 있을 때면 춤을 췄어요. 춤을 추고 있으면 아무 생각이 들지 않았어요. 괴로움도 잊을 수 있었죠. 그래서 저한테 춤은 약, 치유제 같은 거예요”

“십 년 후, 내면에서 춤출 수 있는 무용수 꿈꾼다”

그는 아직 열아홉이다. 앞으로 그는 어떤 무용수로 성장해갈까. 그에게 십 년 후에 어떤 모습일지 직접 물었다. “십 년 후요?(웃음) 생각해 본 적은 없지만 지금의 저는 아직 부족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많이 배우고 싶어요. 대학 졸업까지 남은 1년간 많이 배우고, 졸업 후에는 한예종이라는 학교에서 배우지 못했던 부분들을 많이 배워서 사람들이 다 알만한 뿌리 깊은 무용수로 성장하고 싶어요. ‘이주미는 어떤 무용수다’ 하고 분명한 자신의 세계를 가지고 싶어요. 십 년 후에는 겉모습만 멋있는 무용수가 아니라, 내면에서 춤출 수 있는 무용수라는 이야기를 듣고 싶어요”

이번 제3회 KIMDC에는 주니어 부문이 신설됐다. 자신보다 어린 주니어 부문 무용수들을 보면서 그는 “뛰어난 기량에 놀랐다”며 감탄했다. 시니어 부문에 비해서도 뒤지지 않을 만한 주니어 댄서들의 힘과 체력, 뛰어난 테크닉에 놀랐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었다. “물론 저도 노력하고 있는 부분이지만 아이들이 보이는 것에만 집중하지 않았으면 해요. 멋진 동작을 좇으며 감탄하기보다는 처음부터 기초, 기본기를 다졌으면 해요. 춤은 기본이 돼야 다음 춤을 출 수 있다고 저는 생각해요. 무대에서 기본을 보여줄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잘하는 것을 보여주면 된다’, ‘기본은 아예 필요없다’는 생각이 안타까워요. 테크닉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하면 발전이 없는 것 같아요. 기본부터 차근차근 쌓아가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그는 대회 참가자로서 아직 3회째인 KIMDC에 가지는 애정이 남다르다. 국내외 많은 무용수가 적극적으로 참가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특히 자신과 같은 국내의 젊은 무용수에게 참가를 권하는 말을 잊지 않았다. “한국에서 주최하는 한국인들의 콩쿠르에만 참가하지 마시고 세계적으로 교류할 수 있고 정보를 나눌 수 있는 국제콩쿠르에도 많이 참여해주시면 좋겠어요. 같이 춤추는 무용수 입장에서 세계적으로 교류할 수 있는 자리는 흔치 않아요. 해외 무용수들이 세계에서 어떤 춤을 추고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니 내년 KIMDC도 많이 참여해주셨으면 좋겠어요”

 

박세은 기자 newstage@hanmail.net


<고품격 경제지=파이낸스 투데이> FnToday=Seoul,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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