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철의 유통칼럼(50) 한국은 글로벌 테스트마켓 ① 높은 구매력과 신상품 선호현상
권순철의 유통칼럼(50) 한국은 글로벌 테스트마켓 ① 높은 구매력과 신상품 선호현상
  • 권순철 기자
    권순철 기자
  • 승인 2010.11.25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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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한국에서 성공하면 중국에서도 성공할 수 있으며, 어느 나라 어느 문화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한국 시장은 이미 일본 수준의 선진시장으로 성장했으며, 세계 유명브랜드들이 각축을 벌이고 있는 시장이 되었다. 모든 다국적 기업들이 한국을 테스트마켓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테스트마켓이란, 판매예정시장에서 신상품을 발매하기에 앞서 시장에서의 반응을 조사하기 위하여 시험적으로 선정되는 소규모 시장을 말한다. 선정되는 시장은 판매예정시장의 전체를 대표하며, 그곳에서의 시험조사 결과가 전체시장의 결과와 같아야 한다는 조건을 갖추어야 한다. 테스트마켓에서 테스트되는 내용은 조사의 목적이나 제품 자체의 성질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대체로 제품의 수요도, 판매방법, 가격, 판매촉진, 광고 등 각 방면에 걸쳐 실시된다.

 

지난 1980~2000년도를 거치며 최고의 테스트마켓 시장으로 주목을 받은 곳은 단연 호주였다. 아시아 신흥국 입장에서는 미국이나 유럽 시장 진출을 위한 테스트마켓으로, 미국이나 유럽 입장에서는 아시아 신흥국 시장 진출을 위한 테스트 마켓으로 활용되었다.

 

글로벌 마케팅을 펼치는 다국적 기업 입장에서 호주는 전체인구 1900만 명의 협소한 내수시장과 국민소득 2만 달러 이상의 선진국으로 사고방식과 문화도 영국 등 유럽시장을 그대로 옮겨놓았기 때문에 신제품에 대한 선진국 고객의 반응을 파악하기에 적합하다. 또한 지리적으로 일본, 한국, 중국, 싱가포르, 홍콩, 대만 등 고속성장 시장에 인접해 있는 데다 이들 국가와의 시차도 두 시간 내외여서 접근성이 용이하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이러한 문화적 지리적 잇점은 서로 다른 두 시장의 진출을 위한 ‘테스트마켓’으로 충분한 조건을 갖추고 있었다.

 

호주 시장에서 검증을 거치게 되면 그만큼 미국이나 유럽의 글로벌마케팅에 대한 성공 여부도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시아 신흥국 입장에서는 이 지역에서 인기를 얻은 제품은 곧바로 미국이나 유럽 등지로 진출하는 사례가 늘었다고 한다.

최근까지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호주에 아ㆍ태본부를 두고 고성장 국가들의 고객 취향을 파악하고, 선진국가들의 고객 취향을 파악하는 전진기지로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면 무엇이 한국을 테스트마켓 시장으로 만들었을까? 한국이 다른 나라에 비해 테스트마켓으로서 갖는 엄청난 장점을 갖고 있는가? 한국의 소비자는 높은 구매력 갖고 있으며, 또한 까다로운 소비자로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까다로운 한국소비자를 세 마디로 정리하면 똑똑하고, 식별력 있고, 세분화된 소비자라는 것이다.

 

최근 대박 히트 상품들을 보면 복잡하지 않은 단순미, 화려하지만 천박하지 않은 세련미, 고급스럽지만 사치스럽지 않은 겸손미를 갖추고 있는데, 이러한 히트상품의 테스트를 위해서는 똑똑하고, 식별력 있고, 세분화된 소비자가 필요한데 이러한 소비자 집단이 한국의 소비자인 것이다.

 

또한 어느 나라보다도 신기술, 신시스템을 거부감 없이 빨리 흡수하는 한국소비자들의 얼리어답터적 성향과 중고상품에 대한 시장이 형성되지 않았다는 것이 한몫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권순철의 유통칼럼(51) 한국은 글로벌 테스트마켓 ② 강력한 구전마케팅 효과

 

 

성장하면서 줄곧 누군가를 이겨야 제대로 인정받았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돌이켜 볼 때 우리는 이미 '경쟁'이란 단어에 익숙하다. 그러나 여전히 '경쟁에서 이기는 것'이 곧 '경쟁력 있다'라고 하는 인식의 오류를 갖고 있는 것은 아닐까?

 

맥킨지 보고서를 보면, 한국의 명품시장은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를 견인하는 2대 요소로 한국인의 ‘명품 사랑’과 ‘피어 프레셔(peer pressure·동료 압력)’로 분석하고 있다. 한국인은 그 어떤 문화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명품 친화’ 성향을 보이고 있으며, 주변 사람들과 소비 수준을 맞춰야 한다는 압박감 역시 한국 소비자가 더욱 심하게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 중 60~70%는 ‘명품 착용의 기능적 혹은 정서적 가치’에서 느끼는 즐거움을 구매 증대의 주된 이유로 꼽고 있다. 제품의 인지도 상승 및 유통 채널의 편의성 향상은 그 다음으로 가장 많이 지목된 이유였다.

 

전통적으로 명품시장의 주 고객층은 40~60대의 부유층 여성들이었다. 그러나 이제, 새로운 아이디어에 개방적이고 패션을 통한 강한 자기표현 욕구를 지닌 20~30대가 새로운 고객층으로 떠오르고 있다.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백화점 명품관 애비뉴엘의 경우 20~30대 쇼핑객 비중이 2006년에는 35%였으나 2009년에는 44%로 늘었다고 한다. 명품에 가장 열광하는 소비자 연령대 또한 18~24세 및 24~29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인은 명품 구매를 보면 하향 구매보다는 상향 구매(하위브랜드인 보급형에서 상위브랜드인 명품 구매로 옮아가는 구매패턴)성향이 훨씬 더 크다는 것이다.

 

이러한 한국인의 명품사랑 중심에 피어프레셔가 있다고 맥킨지는 보았던 것이다.

 

이런 동료 압력은 아직 성숙되지 못한 사람들이나, 자기 판단이 뒤떨어지는 청소년 시기에 더 크게 작용한다.  다른 아이들이 다 하는데, 자기가 하지 못하면 왠지 뒤떨어지는 것처럼 느끼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피어프레셔는 그 강도에 있어서 조금 다르기는 하지만 어른들도 많이 느낀다고 한다.

 

코미디 프로그램을 보면 가짜 웃음이 많이 나오는데, 그것은 프로그램을 보고 웃는 청중의 소리가 아니라, 이미 녹음된 웃음소리를 들려주는 것이다.  그러면 모든 사람들이 이미 가짜 웃음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데 어째서 제작자들은 이 가짜 웃음을 들려줄까? 그것은 가짜 웃음을 들려주었을 때, 들려 주지 않았을 때 보다 그 프로그램을 보는 시청자들이 더 자주 웃고 또 그 프로그램이 더 재미있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바로 이 때문에, 제작자들은 가짜 웃음을 들려준다고 한다.

 

그렇다면 왜 사람들은 이런 가짜 웃음이 가짜라는 것을 알면서도 이 가짜 웃음 때문에 더 재미있어 할까? 그것은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반응을 살펴서 자기의 행동을 결정 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우리들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무엇을 할 때 내 스스로 옳고 그름을 결정하기에 앞서 다른 사람들은 이 문제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할까?  이것을 늘 신경 쓴다는 것이다. 여론조사라는 것도 바로 이런 사람들의 심리를 만족 시켜주는 한 방편인 것이다. 사람들은 많은 사람들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에 자기도 동참하려고 하는 것이다. 

한 조사에 따르면 건널목에서 한 사람이 하늘을 쳐다보면 4%가 같이 하늘을 따라서 쳐다본다.  5명이 하늘을 쳐다보면 18%가 따라서 쳐다보고, 15명이 하늘을 쳐다보면 절반 가까이 하늘을 쳐다본단다.  이처럼 사람들은 다수나 유력한 사람의 행동을 따라 하고, 사람들은 이렇게 집단의 압력을 많이 받는다.

 

한국의 높은 인구밀도와 잘 발달된 통신커뮤니케이션 인프라는 스토리가 있는 명품시장의 구전마케팅과 너무도 잘 맞아 떨어진 것이다.

 

이번 G20 정상회의 참가국들은 보면, GDP기준 G7 40% 신흥국 42%, 인구분포는 전세계인구 64억 중 아시아 국가들이 43억 명을 차지한다. 이러한 아시아 신흥국들의 높은 인구밀도는 구전마케팅에 많은 장점을 갖고 있다. 그 중에서 한국은 선진국 수준의 구매력까지 갖고 있다. 한국인의 피어프레셔 현상은 구전마케팅을 통한 소비자 반응 조사를 할 경우 빠른 결과 도출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고품격 경제지=파이낸스 투데이> FnToday=Seoul,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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