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을 처방한 의사들 11-2] 거리의 예술가 경상대학교 조세현 교수
[예술을 처방한 의사들 11-2] 거리의 예술가 경상대학교 조세현 교수
  • 편집국 김미성 기자
    편집국 김미성 기자
  • 승인 2010.08.05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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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현의 누드화 이야기

 거리에서 숨 쉬는 풍경을 조용히 캔버스에 담는 작가가 있다. 경상대학교 정형외과 조세현 교수다. 그는 생동감 있는 모습 그대로를 그려내길 즐긴다. 인물의 살아있는 표정과 몸짓 역시 좋은 소재가 된다. 그렇기에 영감이 닿는 풍경 혹은 사람 곁에 그와 그의 붓이 있고, 붓이 가는 곳에서 그의 작품이 탄생한다.    

Q.누드화를 특별히 배우시게 된 계기와 하시면서 느낀 점은? 

누드는 미술작업의 처음이자 마지막 과정이며 미술학도들에게 필수적인 기초과정입니다.  인체는 우주에서 가장 아름다운 창조물입니다. 자세나 조명, 나의 감정에 따라 인체는 다른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특히 정형외과 영역에서 골관절 질환을 전공하는 저로서는 인체 골격에 관심이 크며, 골격의 아름다움을 그림 속에 담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미술과 수술은 저에게 공통분모를 가진 작업입니다.  

Q.주로 무엇을 대상으로 작업하시는가요? 

A: 인간의 모습이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합니다. 찻집, 지하철, 도서관, 이착륙시의 안전벨트를 매고 앉아있는 스튜어디스 등 어디에서 만나든 모든 남녀노소 누구나 나의 모델이 될 수 있습니다. 인간의 얼굴에 나타나는 희로애락 모든 상태가 제 그림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상대에게 방해되지 않는 범위에서 늘 스케치를 하려고 합니다. 저의 가방 속에는 항상 스케치북과 연필이 들어 있습니다. 

Q.김호걸 교수님의 누드교실에서의 작업 시, 김호걸 교수님께서 강조하시는 점과 본인이 중점을 두는 부분은 무언가요?

김호걸 화백님은 그림을 그리기위해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데생의 중요성을 강조하셨습니다.  최근 그분의 누드교실에 다시 나가 누드를 배웁니다만 지금도 여전히 같은 말씀을 하십니다. 데생은 누드뿐 아니라 풍경과나 정물화 모두에 적용되는 중요한 과정입니다. 저도 그 말씀에 동의합니다. 또한 직접 모델이나 풍경을 보고 그 오브제를 통해서 느끼는 마음을 그림으로 표현하고자 합니다. 오로지 똑같이 그리기만 원한다면, 차라리 사진을 찍는 것이 더 나을 겁니다. 그림과 사진이 다른 점은 대상을 보고 내 마음속에서 아름답게 느낀 점을 캔버스에 표현한다는 것입니다.
 
Q.작업 시, 영감을 얻게 됐던 아티스트가 있습니까? 
 

인물화를 좋아하므로 Moulin Rouge에서 무희들을 스케치한 Toulouse Lautrec, Tahiti의 여성들을 그린 Gaughin 을 특히 좋아하며 대부분의 인상파화가들을 좋아합니다. 

Q.교수님께 있어 미술작업들은 어떤 의미를 담고 있습니까?

제가 정형외과학을 전공하는 의학도이므로, 자연스럽게 수술과 미술의 공통점을 찾아 즐겁게 작업하고자 합니다. 이 두 가지 작업은 네 가지 공통적인 단계를 거칩니다. 첫째, 책을 읽고 공부를 해야 하는 과정, 둘째, 철저히 수술기구나 캔버스, 물감, 이젤 등 화구를 준비해야하는 과정, 셋째 수술이든 미술이든 일단 작업에 착수하면 철저히 몰두하여 그 순간순간을 즐기려 최선을 다 합니다. 무아지경에 빠진다고나 할까요. 마지막 단계는 둘 다 행복을 추구하는 단계입니다. 수술을 성공한 후 환자와 가족들에게 잘 되어진 X-ray 사진을 보여주며, 축하와 감사를 나누며 기뻐하는 과정이나 잘 마친 작품을 액자에 끼워서 벽에 걸고 혼자 기뻐하는 시간이나 똑같이 행복한 순간입니다. 그때 모차르트의 클라리넷 협주곡이 있으면 금상첨화겠지요. 어쩌면 인생살이 모두가 다 이런 과정을 겪는 것 아닐까요. 

Q.앞으로의 작품 활동계획이 있으시다면? 

수술도 한 가지 예술 활동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리의 변형을 절골술이나 인공관절 수술을 통해서 바른 각도로 교정해 주는 작업과 그 과정을 X-ray 사진으로 기록해 보는 것은 마치 미술 작업 단계와 일맥상통 합니다. 열심히 수술해서 질병에 고통 받는 환자들을 행복하게 해주고, 그런 과정을 학생과 전공의들에게 직접 가르치는 보람 또한 그림 작업이 내게 주는 기쁨과 다르지 않습니다. 그런 뜻에서 저는 매일 예술작업을 한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림 작업도 이와 같으며, 지난 두 번의 개인전 이후 여러 해가 지났으므로 내년에는 새로운 작품들로 개인전을 계획 중입니다. 

<고품격 경제지=파이낸스 투데이> FnToday=Seoul,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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