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시대 가장 위대한 세 명의 예술가들이 온다!
우리시대 가장 위대한 세 명의 예술가들이 온다!
  • 이영경 기자
    이영경 기자
  • 승인 2010.03.25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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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아트센터에서 공연되는 세기의 명작들

2010년, 우리시대 가장 위대한 세 명의 예술가들과 그들의 명작이 온다. 권좌를 떠나 극작가로 돌아온 전 체코 대통령 하벨이 직접 쓴 권력과 상실의 드라마 ‘리빙(Leaving)’, 세계가 사랑하는 연극의 거장 레프 도진의 ‘바냐아저씨’, 설명이 필요 없는 세계 연극사의 살아있는 신화 피터 브룩의 ‘11 그리고 12’까지.

4월부터 두 달여간에 걸쳐 만날 수 있는 이 작품들은 모두 LG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2010년이 아니면 다시 볼 수 없을지도 모를 이들의 무대를 만나보자.

바플라프 하벨의 ‘리빙(Leaving)’
전 체코 대통령 하벨이 직접 쓴 권력에 관한 이야기
(4. 2~4)

“나는 매우 모험적인 삶을 살았다. 그러나 내가 모험을 좋아하는 본성을 지녔거나 그러한 삶을 희망했기 때문은 아니다… 운명이 나를 여기로 이끌었다.” – 바츨라프 하벨

전 체코 대통령으로 잘 알려진 하벨은 1960년대 체코 부조리극 탄생에 결정적으로 기여한 인물로 알려졌다. 동구권을 대표하는 부조리극 작가에서 체코슬로바키아의 공산주의에 반대하는 반체제 인사로, ‘벨벳 혁명’을 이끈 국민적 영웅에서 체코 공화국의 초대 대통령까지 말 그대로 파란만장한 인생 역정을 살아온 바츨라프 하벨. 그가 20년 만에 발표한 신작 ‘리빙’이 LG아트센터 무대에 오른다.

셰익스피어의 ‘리어 왕’과 체호프의 ‘벚꽃 동산’을 모티브로 삼은 ‘리빙’은 ‘권력의 상실과 그것으로 인한 상실감’을 극화한 작품이다. ‘리빙’은 최고 권력자였던 주인공이 권력을 이양하고 난 후의 이야기다. 연극 ‘리빙’은  그의 후임자에 의해 삶의 터전으로부터 추방되고 주인공의 오랜 정치 동지들이 철새처럼 권력을 쫓아 떠나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 하벨은 권력의 상층부에 있었던 내부자의 시선으로 권력의 떠나감, 그 황량함과 쓸쓸함에 대해 날카롭고도 신랄하게 풍자하고 있다. 

공연관계자는 “셰익스피어의 ‘리어왕’과 체호프의 ‘벚꽃 동산’을 차용한다. 더불어 자신의 녹음된 목소리를 통해 무대 위에 펼쳐지는 상황에 대하여 코멘트를 하거나 극의 전개를 방해한다”며 “다양한 방법으로 이것이 ‘연극’이며 ‘연극의 본질은 무엇인가’를 스스로에게, 그리고 관객에게 묻고 있다”고 전했다. 

레프 도진의 ‘바냐아저씨’
러시아의 국보급 연출가, 레프 도진이 그려낸 체호프(5. 5~8)

이 시대 연극이 존재해야 하는 진정한 이유를 깨닫게 해 주는 연출가, 세계가 사랑하는 연극의 거장 레프 도진. 그가 이끄는 상트 페테르부르크 말리 극장이 2001년 ‘가우데아무스’와 2006년 ‘형제자매들’에 이어 2010년 5월 안톤 체호프의 ‘바냐 아저씨’로 돌아온다.

레프 도진은 ‘바냐 아저씨’를 체호프 작품 중 가장 아름다운 ‘다이아몬드’(정수)로 꼽는다. 그가 스스로 고백하기를 ‘20년 동안 계속 생각해 왔으나 감히 손을 대지 못하였다가’ 2003년 드디어 무대화했다. 그의 오랜 기다림과 숙고는 체호프의 연극이 담고 있는 인간성에 대한 다각적이고 깊은 통찰을 놀랍도록 디테일하게, 그리고 더할 수 없이 명징하게 그려내고 있다. 사랑과 상실, 인생의 무상함과 그럼에도 또 다시 견뎌내야 하는 삶. 레프 도진과 상트 페테르부르크 말리 극장은 ‘바냐 아저씨’를 통해 우리 각자가 어떻게 그 순간들을 살아내는지 들여다보게 해 줄 것이다.

바냐 아저씨는 1899년 10월26일 모스크바예술극장에서 스타니슬라브스키 연출로 초연됐으며 체호프가 1889년에 저술한 ‘숲의 정령’을 개작한 희곡이라고 알려져 있다. 본래 이 작품은 당시 러시아 최고의 권위를 지녔던 말리극장에서 초연하려 하였으나 연극-문학 위원회가 작품의 여러 부분을 수정하기를 요구하자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결국 신생극단인 모스크바예술극장에서 초연하게 됐다. 이후 ‘바냐 아저씨’는 모스크바예술극장의 가장 대표적인 레퍼토리가 됐다.

피터 브룩의 ‘11 그리고 12’
드디어 그가 왔다, 피터 브룩!(6. 17~20)

세계 연극사를 논할 때 그 이름을 빼놓을 수 없는 우리 시대의 살아있는 신화 피터 브룩의 작품이 드디어 한국에 온다. 1943년 처음 연출을 시작한 이래 지난 65년간 전 세계를 무대로 수많은 명작들을 탄생시킨 피터 브룩은 영국 로열 셰익스피어 컴퍼니의 연출가로서 ‘타이터스 앤드로니커스’, ‘리어왕’, ‘마라 사드’, ‘한여름밤의 꿈’ 등을 연출하며 국제적인 명성을 쌓았다. 1970년대 초반, 상업 연극과 제도권 연극을 탈피하여 진정한 연극성과 실험성에 바탕을 둔 작업을 하고자 돌연 프랑스 파리로 이주하면서 영국 연극계에 큰 충격을 안겨 주기도 했다.

이번에 공연할 ‘11 그리고 12’는 아프리카 수피즘(이슬람 신비주의)의 지도자인 티에르노 보카(Tierno Bokar)의 생애로부터 영감을 받아 만든 작품이다. 2004년 초연한 ‘티에르노 보카’의 후속 작이기도 한 이 작품은 아프리카의 작가 아마도우 함파테 바(Amadou Hampate Ba)의 책을 브룩의 오랜 동료인 마리 엘렌 에스티엔느와 함께 무대화 시킨 것이다. ‘11 그리고 12’는 종교와 정치, 사상을 아우르는 티에르노 보카의 삶과 신념을 통해 계속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분쟁과 폭력, 그리고 인내에 관한 이야기를 전한다.

피터 브룩은 이 작품을 가리켜 “비극적이면서 무자비하게 코믹하고, 오늘날 그 어느 때 보다도 공감할 수 있는 과거의 반목과 싸움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로 가득찬 작품이다”고 말한 바 있다. 여든 네 살의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여전히 정열적이고 명료한 연출로 세계 연극사의 신화를 계속 써 내려가고 있는, 명실 공히 공연예술계의 살아있는 전설 피터 브룩. 그의 첫 내한 공연은 그의 명성과 작품세계를 직접 확인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편집국
<고품격 경제지=파이낸스 투데이> FnToday=Seoul,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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