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철의 유통칼럼(36) 유통공룡기업들이여! 이제는 구조를 고민할 때이다
권순철의 유통칼럼(36) 유통공룡기업들이여! 이제는 구조를 고민할 때이다
  • 권순철
  • 승인 2010.02.23 09: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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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KBS 주말 대하사극 '명가'가 종영을 했다. 다소 낮은 시청률을 기록했지만 '막장드라마가 판치는 와중에 훈훈하게 볼 수 있는 드라마'라고 호평하는 시청자가 많았다. 경주 최씨 300년 부의 비밀을 소재로 한 빠른 전개는 '국민을 위하는 것은 돈도 권력도 아닌 따뜻한 마음'이라는 가치를 전달해 준 드라마였다.

몇 년 전에 서점에 갔다 우연히 눈에 띄어 먼저 책으로 접했던 필자에게는 드라마 내용보다 선한부자 얘기를 하는구나 하는 생각에 더 기뻤다. 애정어린 마음으로 드라마를 보며 들었던 생각들을 정리하고자 한다.

흔히 우리 몸의 핏줄에 비유하는 유통시장의 산업구조 또한 개방 이후 현재까지의 많은 변화가 있었다. 특히 1996년 유통시장의 개방 이후 더 빠른 변화를 겪으며 지역사회 갈등의 도화선이 되곤 했다. 갈등의 원인은 패러다임의 변화에 있을 것이고 너무나 빠른 변화는 많은 이에게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을 주지 못했기에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준비하지 못한 것은 대형 할인마트의 등장 그리고 인터넷쇼핑몰의 가파른 매출증가일 것이다.

대형 할인마트는 신세계 이마트 창동점이 그 효시이다. 1996년 시장 개방 이후 외국계 할인점의 진출과 함께 빠르게 성장하였다. 점포 수 기준으로 1999년에 이미 백화점의 점포 수를 추월하였다. 현재 대형 할인마트는 400개 이상으로 증가했다. 이것은 대형 할인마트가 유통산업의 성장을 주도하고 있음을 말해 준다.

또한, 1995년부터 시작된 홈쇼핑, 2000년 초부터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인 인터넷쇼핑몰은 사회트렌드에 따라 유통산업 내의 비중이 강화되었고, 가파른 매출성장을 했다. 2008년 소매시장에서 백화점 매출을 추월했으며, 지난해 매출은 23조원이 넘을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문제는 오프라인 쇼핑몰보다 4~5배 빠른 성장속도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유통산업 내 편의점과 프랜차이즈분야의 증가 속도가 더해져 갈등은 더 심화되어지고 있다.

미국과 일본의 30년에 해당하는 성장주기가 국내에서는 지난 10여 년에 걸쳐 발생되었고 급격한 변화에 대한 중소유통점의 대응능력에 한계와 경쟁력 약화로 이어져 중소유통점의 위기감이 발생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빠른 변화의 속도를 감당하지 못하는 많은 사람들은 구조가 변한 다음에야 그 변화의 속도를 알아간다는 것이다. 이에 따른 지방 재래시장 및 중소유통점의 반발이 심하게 되고 이는 사회적 갈등의 요인이 된다는 것이다.

대형할인마트는 더 이상 출점할 수 있는 곳이 제한적이며 이제는 SSM이 대세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2009년 말 기준 SSM 500군데 이상이 영업 중이고, 사업조정중인 곳이 80군데 이상이라고 한다. 인구 26만 여명인 춘천에는 매장면적 3천㎡ 이상의 대형마트가 이미 무려 4곳이나 된다고 한다. 어느 지역을 불문하고 대기업의 출점 자체가 갈등의 용인이 되고 있는 것 또한 현실이다.

여기에 소비자의 소비행태의 변화는 지역상인들을 더욱 힘겹게 하고 있다고 한다. 급성장한 대형유통과 온라인쇼핑은 소비자가 선택하는 최고의 소매상으로 부상되었으며, 특히 식품과 생활용품, 내구재 구매에 있어서 대형유통이 더욱 강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대형유통회사들은 2004년 이후 외형을 확대하기 보다는 수익창출에 집중하였고 경영전반에 대한 규모화를 추진하여 생산성을 향상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이다. 이는 갈등 심화를 우려한 기업의 단기 전략이라고 보아 진다.

자본주의가 심화되면 부의 편중이 일어나고 편중된 부는 갈등의 원인이 된다. 그 때 잉태되는 것이 분배의 문제가 야기하는 것이다. 그래서 선진국으로 가는 길목에 언제나 일정기간 좌파정권 들어선다고 한다. 약자의 편에선 사람들이 그 부를 인정할 것이냐의 문제인 것이다.

드라마 '명가'의 말미에서도 최씨 집안의 부는 인정하고 나머지 지주의 부는 인정하지 않는 갈등의 구조를 만들었다. 산업화 특히 정보화는 지식의 편중을 만들고 지식의 편중은 부의 편중을 만든다고 한다. 1등이 모든 것을 가져가는 구조인 것이다. 그만큼 갈등의 골이 깊어질 수밖에 없어진다. 다시 누가 갈등의 골을 메울 것인가의 문제가 남게 된다.

국가는 그 갈등의 조정자임을 자처하지만 그 힘은 급격히 약화되어가고 있는 것 또한 국제적인 추세이다. 국가를 제외하면 마땅한 조정자는 없어 보인다. 남는 것은 이해 당사자들인 것이다. 미연에 갈등을 조정하지 않으면 갈등은 급격히 심화되는 양상을 띄게 될 것이다. 약자인 군중이 움직이기 전에 현재 힘을 가진자들이 움직여야 하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2010년, 경인년은 우리가 유통구조를 고민해야 할 최적의 시점일 것이다.

 

<고품격 경제지=파이낸스 투데이> FnToday=Seoul,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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