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방송인연합회 (회장 정철웅)가 "민노총 언론노조에 장악된 KBS뉴스9가 공영방송 사유화의 막장을 보여줬다" 라고 KBS의 보도행태를 강하게 비판했다. 

연합회에 따르면 KBS뉴스9 는 지난 6월8일, 무려5개의 뉴스 꼭지를 KBS수신료 분리징수와 관련 KBS언론노조의 입장만을 대변하는 보도로 도배를 했다. 

특히 이날은  성남 수내역에서 에스컬레이터가 역주행 사고 및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싱하이밍을 만난 뉴스 등 중요한 뉴스들도 많았음에도, KBS뉴스9는 주로 수신료 분리징수 뉴스에만 매달려 다른 뉴스를 소홀히 했다는 것이다. 

현재 KBS의 김의철 사장과 뉴스룸의 성재호 국장 등은 민노총 간첩 혐의 등을 보도하지 않은 점, 민노총 집회 관련해서 일방적으로 노조의 입장만을 대변하는 점, KBS 사내의 언론노조원과 비언론노조원의 극한 대립 등을 외면하는 점을 포함하여 편향적인 행태로 방송국 내외로 부터 사퇴 압력을 받고 있다. 

다음은 KBS방송인연합회의 입장문 전문이다.   

꼼수와 본질 회피로 점철된 김의철의 수신료 분리징수 관련 기자회견이 벌어진 6월 8일, <KBS뉴스9>을 보던 시청자들은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톱 아이템부터 무려 5개의 아이템이 수신료 분리징수와 관련된 내용으로 도배됐기 때문이다. 당일 성남 수내역에서 에스컬레이터가 역주행해 14명이 다친 사고와,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중국 대사를 면담하면서 나온 논쟁적인 대화 등 중요한 뉴스가 적지 않았음에도 시청자들은 15분 가까이 KBS의 수신료 분리징수에 관한 뉴스를 봐야만 했다.

5개 아이템은 모두 일방적으로 KBS의 입장을 대변하는 내용으로 채워졌다. 두 번째 대통령실의 입장을 전한 리포트조차도 절반 이상이 대통령실의 입장을 반박하거나 비판하는 내용이었다.

김의철 기자회견의 문제점을 비판한 여러 성명 등에서 지적했듯, 현재 진행되는 수신료 분리징수 추진에 관해서는 단순히 수신료의 의미나 징수의 효율성, 공영방송의 역할 등을 논하기 이전에 왜 그렇게 수신료에 대한 국민적 여론이 악화됐는지부터 따져봐야 한다. 주진우-최경영과 민노총 편향 뉴스로 대표되는 KBS의 불공정 편파방송을 빼고 왜 KBS를 향한 국민들의 시선이 이렇게 차갑게 변했는가를 설명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5개의 아이템으로 융단폭격을 하면서도 KBS는 그 가장 중요한 본질을 외면했고, 지금까지 고정 레퍼토리로 읊어왔던, 이번 분리징수 논란의 핵심과 동떨어진 내용을 지겹게도 또 반복해 떠들었다. 5개 리포트가 다루는 내용은 대부분 KBS의 주장만이 옳다고 볼 수 없는 논쟁의 대상이며, KBS와는 다른 견해를 가진 시청자들이 적지 않은 사항이었다. 따라서 KBS의 주장을 내세우려면 KBS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 견해도 충분히 소개하는 것이 마땅했다. <KBS 뉴스9> 시청자들은 오직 KBS의 입장으로만 도배된 관점으로 수신료 분리징수에 관한 뉴스를 봐야 했다.

이것은 전형적인 공영방송의 사유화다. 어제 <KBS뉴스9>의 편집은 그동안 KBS 뉴스에 대해 제기됐던 비판 즉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관점을 시청자에게 강요하고, 특히 특정 정파의 시각을 대변해온, 그래서 수신료 분리징수의 근본 원인이라고 지목되고 있는 불공정 편파방송을 KBS가 어떻게 저지르고 있는가를 입증하는 사례가 돼버렸다. KBS가 KBS만의 생각으로 <KBS 뉴스9>을 도배하는 것은 KBS의 구성원이 KBS의 채널과 전파를 자신들의 목적을 위해 쓰는 사유화라고 볼 수밖에 없다.

8일 <KBS뉴스9>은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을 정면으로 위반하고 있다.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9조(공정성) 4항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방송은 당해 사업자 또는 그 종사자가 직접적인 이해당사자가 되는 사안에 대하여 일방의 주장을 전달함으로써 시청자(라디오방송의 청취자를 포함한다. 이하 같다)를 오도하여서는 아니된다." 수신료 분리징수에 관해 KBS가 직접적인 이해당사자임을 누가 부정하겠는가? 그리고 8일 <KBS 뉴스9>의 5개 아이템이 모두 일방(KBS)의 주장을 전달하지 않는다고 누가 말할 수 있는가?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9조는 괄호로 "(공정성)"이라는 별도의 설명을 두고 있다. 대통령실의 수신료 분리징수 권고를 비판하는 KBS의 뉴스가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의 (공정성) 항목을 정면으로 위반하고 있다는 아이러니는 도대체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이런 이유 때문에 그토록 공정방송이 본질이라고 타일러도 공정성 이슈는 집요하게 외면하고 핵심과 동떨어진 일방적 주장만 지겹도록 반복하는 것인가?

더욱 안타까운 지점이 있다. 불과 몇 년 전 사회적 논쟁거리도 아니고 단지 회사가 투자한 영화에 관한 보도를 두고 자사이기주의라고 비난하면서 업무를 거부하고, 그 업무 거부행위를 마치 대단히 정의로운 일이라도 되는 것처럼 두둔하면서 선동했던 사람들이 이처럼 사회적 논쟁의 중심에 선 이슈에 관해 노골적으로 자사이기주의와 방송의 사유화가 자행되고 있는데도 아무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 것은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아니 오히려 그들이 이런 노골적인 자사이기주의적 행위를 주도하고 있음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과거의 그 호들갑을 'KBS만큼은 누군가의 이익을 봉사하는 것이 아닌 대한민국의 이익을 위해 봉사한다'는 일종의 정체성으로 이해한다 치더라도, 8일 <KBS뉴스9>은 그 정체성조차도 그동안 말살돼왔던 공정방송의 원칙과 함께 모두 과거의 이야기가 됐음을 드러내고 있다.

선거 때면 정당의 지지자들은 주요 후보들이 아무것도 하지 않기를 바라는 경우가 있다. 뭔가를 하면 할수록 오히려 사고를 칠까 두렵기 때문이다. 수신료 분리징수에 관해서라면 김의철, 손관수, 성재호 일당에게 그런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대들의 모든 말과 행동이 오히려 수신료 분리징수를 주장하는 쪽의 명분을 더 세워주고 있지 않은가? 이 아이러니는 거꾸로 당신들이 지금 당장 사퇴하는 것만이 혹여 수신료 분리징수의 흐름을 되돌릴 수 있는 유일한 희망임을 드러내고 있다.

김의철에게 충고한다. 무고한 후배들을 볼모로 삼지 말고 당장 사퇴하라. 월급 몇 푼 더 챙기자고 회사 망치고 후배들 미래 모두 망쳐야만 속이 시원하겠는가?

2023. 6. 9
KBS방송인연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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