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의 수첩] (80) 한 위원장 면직을 계기로 폐습은 끊어내야
[권성동의 수첩] (80) 한 위원장 면직을 계기로 폐습은 끊어내야
  • 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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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05.31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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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혁 방통위원장에 대한 면직안이 재가되었습니다. 종편 점수 조작을 보고받은 뒤 이를 승인하고 은폐 지시까지 했다는 정황이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한 위원장은 2020년 TV조선이 재승인 심사 당시 기준 점수를 넘었다는 보고를 받자, “미치겠네. 그래서요?”라며 실무진을 질책하고, “욕 좀 먹겠네”라고 말하며 문재인 청와대의 질책을 염려했습니다.

한 위원장의 불만은 담당 국장과 과장에게 엄청난 압박이었습니다. 이에 심사위원장인 윤모 교수에게 점수 수정을 요청하였고, 일부 심사위원이 점수를 깎아서 다시 제출했습니다. 한 위원장은 사실상 점수 조작 지시, 승인 모두 한 위원장이 주도한 것입니다.

이것도 모자라 이후에는 은폐를 지시하고, 허위 보도 자료도 내게 했습니다. 그 결과 담당 국장과 과장, 그리고 심사위원장을 맡은 외부 교수까지 모두 구속되었습니다.

현재 한 위원장은 기관장의 임기보장을 하지 않으면 위법적, 위헌적이라고 항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기관장의 임기를 보장하는 이유는 기관의 독립성과 공정성이라는 가치를 수호하기 위한 것입니다.

한 위원장은 이미 ‘점수 조작’과 같은 파렴치한 범죄 의혹의 당사자로서 이미 독립성과 공정성을 상실했습니다. 그럼에도 임기 보장을 운운하는 것은 고위공직을 ‘고액알바’쯤으로 생각하는 뻔뻔함의 발로일 뿐입니다.

특히 TV조선 재승인 점수 조작 문제는 지난해 국감에서도 지적받았습니다. 즉 임기가 2개월 남은 기관장을 면직하는 것이 아니라, 범죄 의혹의 당사자가 임기 2개월이 남을 때까지 버텼던 것입니다.

그동안 고위공직자가 범죄의혹에 연루되고도 여론을 선동하고, 사법절차의 빈틈을 악용하여 임기를 완료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정치권의 이러한 폐습을 이번 한 위원장 면직을 계기로 끊어내야 합니다.

민주당은 한 위원장에 대한 면직이 ‘방송장악’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임기가 2달 남은 기관장을 면직하는 것이 어떻게 ‘장악’이라고 될 수 있겠습니까?

더구나 민주당은 방송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주장할 자격 자체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편파방송, 가짜뉴스의 대명사인 최민희 전 의원을 방통위원으로 추천했기 때문임. 오죽하면 민주당 의원들조차 비판했겠습니까?

한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청문 절차를 두고 “없는 죄도 만들어 기소”한다면서 “명백한 국가폭력범죄”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그런데“없는 죄도 만들어 기소”한다는 말은 이재명 대표가 범죄의혹을 변명할 때마다 사용하는 표현입니다. 즉 이 대표는 한 위원장을 보며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 대표의 한 위원장 감싸기는 같은 범죄자를 향한 ‘감정이입’이며, 범죄자끼리 서로 통하는 ‘동지의식’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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