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교육 재고Reconsideration of Public Educatio
공교육 재고Reconsideration of Public Educatio
  • 김식
    김식
  • 승인 2023.05.29 13: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학생으로 하여금 ‘수능 만점’의 프레임에서 벗어나게 하자

이제는 수능 만점a perfect score for the university entrance examination의 에피스테믹 프레임epistemic frame 내에서 중/고등학생들의 성적 향상improvement in grades이 청소년기의 정체성 문제에 봉착하게 됨을 알려줄 시기다. 교육이란 지식 및 기술의 전수를 촉진하는 제도이며 의무학제를 일반적으로 둔다. 또한 개인의 지평 확장을 촉진하는 사회제도로 정의된다. 스쿨링schooling은 특정 유형의 지식과 기술이 사전에 설계된 교과과정을 통해 전수되는 공식 과정이다.

 

서구the West 기능주의 이론에서는 학식 있고 숙련 기술을 가진 인구의 양성을 학교의 공식 기능으로 여기는 반면, 마르크스주의 및 급진적 비판론자들은 자본주의 사회를 지지하는 가치와 규범을 시나브로 전수하는 은폐된 교과과정hidden curriculum의 존재를 주장한다. 교육은 사회적 연대를 유지하는 공통의 가치를 아동들에게 심어 주고 도덕적 지침과 상호 간의 책임성을 중시하여 경쟁적 개인주의를 완화하는 데 기여한다. 교육의 주된 기능 중 하나는 개인적 성취라는 핵심적 가치를 심어 주는 것이며 경쟁적 시험과 평가를 통해 이루어진다. 시험은 가족의 특수주의적 기준과 대비되는 보편적universal, 능력주의적meritocratic 기준에 기초하며,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자신의 위치를 역량과 능력에 기준을 두고 성취한다는 점에서 그 중요성의 존재가 파악된다.

 

교육과 스쿨링의 경우, 생활기회의 평등화에 기여하기보다 사회불평등을 재생산한다는 점이 밝혀졌다. 폴 윌리스Paul Willis의 영국 사회에 관한 연구는 버밍엄 지역 학교에 대한 현지 조사에 기초한 것으로, 어떻게 노동계급의 자녀들이 통상적으로 대물림을 받게 되는지에 관한다윌리스는 시험이나 커리어career에 관심이 없고 졸업 후에 돈이나 벌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반-학교 하위문화anti-school subculture가 존재함을 발견했다. 이것은 블루-칼라blue-collar 노동문화와 매우 흡사하며, 이로 인한 학교 부적응은 아동들을 노동계급 구성원이 되도록 준비시킨다. 마르크스주의자들은 학교가 아동들을 사회화시킨다는 점에서 동의하지만, 자본주의 기업들의 원하는 노동력을 확보할 수 있기 위함이며, 학교가 기회의 평등에 헌신하지는 않는다고 주장한다대한민국의 현-상황과 그리 다를 바 없다.

 

학교생활의 구조는 노동생활에 상응한다. 동조conformity는 성공으로 이어지며, 교사와 임원들은 과업을 지시하고 학생과 학교 근로자들은 수행한다. 학교와 교직원은 위계적으로 조직화돼 있고, 불가피한 것이라는 인식이 팽배하다하지만 이것은 노조 성립과 관련 없다. ‘은폐된 교과과정이라는 아이디어 또한 교육사회학에서 큰 영향을 미쳤다. 이반 일리치Ivan Illich는 젊은이들을 노동 시장에 진입하기 전까지 배회하지 못하도록 설계된 감금 조직으로 학교를 꼽는다. 일리치는 사회의 탈학교화deschooling를 지지하며, 교육 자원은 누구나 원하는 시간에 이용할 수 있어야 하고 표준적 교과과정a standard curriculum을 통해 아이가 원하는 것을 배울 수 있어야 함을 언급한다따라서 교육 자원이 도서관 및 데이터 뱅크data bank에 보관되어 이용될 수 있어야 함이야말로 당연지사다. 스쿨링은 구조적 불평등 재생산의 일부이지만, 동시에 불평등을 이해하고 그것에 도전하는 기술과 지식을 갖추게도 한다.

 

교육과 의무학제는 복잡다단한 사회a complex society에서 살아가는 데 명백히 필요한 것으로 간주되며, 많은 사회학적 연구에도 불구하고 능력주의적 관점a meritocratic perspective은 학생 개인이 노력과 재능의 결합을 통해 성공을 이룬다는 견해가 공고하다. 극히 다를 바 없다면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한, 정부의 교육제도 및 사회-구조상의 문제를 탓할 수만은 없다. 해법은 교육부라기보다 학부모와 학생 각자에게 있다. 어쩌면 공교육에 대한 아나키즘anarchism이 요구될 일이다하지만 이를 빌미로 해외 이주 알선업 등의 사업 영역에 중점을 두고 있는 유명 온라인 교육 업체 M사와 같은 곳의 난무에 시민들이 휩쓸리면 곤란하다, 올해 2월 이곳 자치단체 초청으로 M사의 대표가 강연을 했다, 사업과 교육을 혼동한 자치단체장의 모순당착矛盾撞着이다, 학부모들의 마음 쏠림이 우려된다.

Fn투데이는 여러분의 후원금을 귀하게 쓰겠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제호 : 파이낸스투데이
  • 서울시 서초구 서초동 사임당로 39
  • 등록번호 : 서울 아 00570 법인명 : (주)메이벅스 사업자등록번호 : 214-88-86677
  • 등록일 : 2008-05-01
  • 발행일 : 2008-05-01
  • 발행(편집)인 : 인세영
  • 청소년보호책임자 : 장인수
  • 본사긴급 연락처 : 02-583-8333 / 010-3797-3464
  • 법률고문: 유병두 변호사 (前 수원지검 안양지청장, 서울중앙지검 , 서울동부지검 부장검사)
  • 파이낸스투데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파이낸스투데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1@fntoday.co.kr
ND소프트 인신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