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北해킹·자녀세습’ "이성민, 탈당으로 돈봉투 끊더니...국회 본회의서 고성으로 말 끊기"
사라진 ‘北해킹·자녀세습’ "이성민, 탈당으로 돈봉투 끊더니...국회 본회의서 고성으로 말 끊기"
  • 정성남 기자
    정성남 기자
  • 승인 2023.05.17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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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장제원 위원장

[정성남 기자]어제(16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 회의가 파행됐다. 표면적으로는 국민의힘 장제원 행안위원장과 최근 돈 봉투 논란으로 민주당을 탈당한 이성만 의원 사이의 고성 때문이었다. 

장제원 위원장은 이날 박찬진 중앙선관위 사무총장에게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구체적 답변을 요구했는데 이성만 무소속 의원이 갑자기 “아 진행합시다. 사회보세요”, “기다리고 있잖아요. 기다리는데 지쳐요”라며 말을 끊고 항의했다.

그러자 장 위원장은 돈봉투 의혹으로 당을 탈당해 의석 배치가 바뀐 것을 꼬집으며 “아직까지 손가락질하고, 아직도 그런 힘이 남으셨네요.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옮긴 거 부끄러운 줄 아세요”라고 지적했다.

이에 이 의원이 “참 별 얘기를 다하시네. 부끄러운 줄 알아. 뭐하는 거야”라고 반발했다. 그러자 야당 의원들도 이에 동조해 함께 장 위원장에게 목소리를 높였다.

장 위원장은 “조용히 하라.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지금까지 위원장이 의사진행에 한 번도 발언한 적 없다. 이번에는 할 것”이라며 “위원회 운영은 위원장이 알아서 하는 거다. 제가 위원장”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말 함부로 하고 어디서 배워 먹은 짓이냐”라고 크게 반발했다. 이후에도 여야간의 고성이 오가자 장 위원장이 “오찬을 하고 오후에 계속 하도록 하겠다”고 정회를 선포했지만, 오후에는 민주당 행안위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보이콧을 선언했다.

장 위원장과 의원 간의 고성 사태가 확대되면서 정작 선관위와 관련된 중요한 현안이 모두 이슈에서 묻혀버리게 됐다. 그런데 일각에서 야권이 일부러 선관위와 관련된 이슈를 덮기 위해 회의를 방해하는 강수로 화제전환에 나선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

결국 이 의원이 장 위원장에게 말을 걸고 발언을 중단시킨 타이밍이 절묘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 의원이 장 위원장의 말을 끊으며 나선 것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북한 해킹 보안점검 거부 논란과 고위직 자녀세습 논란에 대한 성의 있는(제대로 된) 답변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이날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은 “문재인 당시 대통령의 후원자가 대주주로 있는 업체에 보안 컨설팅을 맡기고 계약도 사실상 위장 공개 입찰해서 사실상 수의계약을 맺었다”라며 “어떻게 정치적 중립성이 있고 신뢰 있는 컨설팅인지 이해할 수 없다”라고 질타했다.

또한 “정당 시민단체 학계 등으로부터 위원을 추천받아 보안 자문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고 했는데 자문위는 선거 때마다 직전 1번 했다. 그러니까 쇼잉이다”라고 지적과 함께 보안자문위원들이 보안 관련 업무를 한 적이 없다는 부분도 지적했다.

이에 대헤 박 사무총장은 "위원님이 설명해서 처음 듣는 얘기"라며 "저희들은 기술력을 가지고 공개입찰해서 선정했다"고 답했다. 이어 "정당에서 추천을 받거나 그 분야 전문가라는 분들을 데리고 했다"고 덧붙였다.

그러자 장 위원장이 "총장 답변은 보안점검 업체의 입찰 의혹, 보안 심사위원회의 부실들이 제출됐는데 자체적으로 보안점검을 강화해 나가겠다는 것이지 외부로부터 보안 문제가 발생할 리 없다는 얘기인가"라고 추궁했다.

박 사무총장이 '필요하면 그보다 더 기술력 있는'이라고 말을 흐리자 "그보다 더가 뭐냐"고 따져 물으며 "현안 질의에 왔으면 대안을 갖고 왔을 것 아니냐. 그것을 얘기하라는 것"이라고도 요구했다.

해당 질문이 국가 안보와 직결된 만큼 중요했고, 위원장이 대답의 명확성을 다시 짚는 것은 이상한 모습이 아니었다. 애초 행정안전부와 국가정보원이 선관위에 대한 북한의 해킹 공격이 있었다며 보안점검을 권고했지만, 선관위가 이를 거부했기 때문에 더욱 그랬다.

그런데 장 위원장의 이런 개입이 시작되자 이성만 의원이 즉각적으로 “아 진행합시다. 사회 보세요”라는 발언으로 화제를 전환한 것이다.

결국 파행으로 끝난 회의로 여야가 모두 동석한 가운데 선관위의 자녀 채용 특혜 의혹과 북한의 해킹시도 등에 대한 명쾌한 답변은 듣지 못하게 됐다.

국민의힘 행안위원들이 회의에 참석해 질문을 이어가던 시각, 민주당 행안위원들은 현안이 아닌 막말에 대한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결국 행안위 회의는 결과론적으로 북한 해킹시도(?)가 파행을 이끌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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