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의 여왕 5월은 1년 중 가장 날씨가 좋고 쾌적하며 온갖 꽃들이 다투어 피어나는 화려한 계절이다. 그중 장미와 철쭉이 만개하는 5월은 덥지도 춥지도 않아 나들이하기에도 좋다. 5월에는 유독 기념일이 많다. 어린이날(5일), 어버이날(8일), 부부의 날(21일) 등 가족을 위한 날도 많고 근로자의 날(1일), 스승의 날, 성년의 날, 세계 가정의 날(15일), 부처님오신 날(27일)도 있다. 그래서 5월은 가정의 달로 불리기도 한다.
특히 5월 15일은 세계 가정의 날로 우리나라뿐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이날을 기념하고 있다. 세계 가정의 날은 1993년 UN이 가정의 중요성을 인식하여 건강한 가정을 위해 모든 사회 구성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자는 취지로 제정되었다. 우리나라도 1994년부터 세계 가정의 날 기념행사를 시작하였고 지난 2004년 2월 ‘건강가정기본법’에 따라 세계 가정의 날을 법정기념일로 지정했다. 정부는 매년 세계 가정의 날을 맞아 기념식을 하고 건강한 가정문화 창달에 이바지한 사람들에게 시상하는 자리를 마련하고 있으며 관련 단체에서는 건강한 가족을 주제로 다양한 학술발표와 캠페인 행사를 개최한다.
가정의 달은 기성세대의 주머니가 홀쭉해지는 달이기도 하다. 어린아이를 둔 부모는 기다렸다는 듯이 원하는 물건을 사 달라고 조르는 자녀에게 기꺼이 주머니를 연다. 또 부모님도 챙겨야 하기에 따로 용돈을 보내거나 고가의 건강식품이나 의료기기를 선물하기도 한다. 가족들이 모여 밥 한번 먹자는 약속도 줄줄이 있다. 이래저래 힘들기는 하지만 오랜만에 가족들과 모여 즐겁게 지내고 한바탕 웃고 나면 호주머니 사정까지 모두 잊게 된다.
그러나 유독 5월이 쓸쓸한 사람도 의외로 많다. 어린이날 받게 될 용돈이나 선물을 손꼽아 기다렸던 어른들은 이제 자녀가 훌쩍 커서 기념할 수 없는 날이 되었다. 또 어버이날 카네이션을 달아 드릴 어버이가 모두 돌아가셔서 그리움에 젖는 사람들도 있다.
어린 시절 어린이날이면 어떤 선물을 받게 될지 설렘으로 기다렸던 기억이 있다. 그때는 카네션을 만들거나 학교 앞에서 파는 꽃을 사 들고 집으로 뛰어들어가 어머니, 아버지 가슴에 꽃을 달아드렸다. 아버지는 멋쩍어하셨고 어머니는 고사리 같은 손으로 꽃을 달아드리는 나를 향해 한없이 인자한 미소를 지어주셨다. 그 웃음이, 그 환한 웃음이 한없이 그립기만 하다. 그러나 필자 역시 지금은 아들이 장성하여 어린이날을 챙기지 않고, 꽃이나 선물을 양손 가득 들고 기쁜 마음으로 찾아뵐 어버이도 세상에 계시지 않는다.
그렇지만 기념일은 기념하면 좋을 것 같다. 1년에 한 번 찾아오는 기념일이나마 부모는 자녀를 생각하고 자녀는 부모의 수고로움을 한 번 더 추억하는 날이 되었으면 좋겠다. 물론 가정의 소중함을 지키는 일은 기념일에 한번 생색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다만 바쁜 일상으로 잊고 있던 가족을 기념일이나마 한 번 더 챙기고 보듬어보자는 것이 바로 기념일의 취지가 아닐까 싶다. 5월 한 달이라도 가정의 소중함과 가족의 의미를 되새겨보고 그동안 하지 못했던 사랑을 표현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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