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에너지 독립운동을 펼치는 엘텍유브이씨의 이지영 대표
21세기 에너지 독립운동을 펼치는 엘텍유브이씨의 이지영 대표
  • 박재균 기자
    박재균 기자
  • 승인 2023.04.12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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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랍에미리트의 준 공기업 Al Fattan과 투자계약 체결
- 화성시 송산그린에너지 사업 착공 임박

 우리나라뿐만이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새해가 되면, 또는 새 정부가 들어서면 ‘올해의 중점 과제’ 또는 ‘새 정부의 중점 정책’ 등을 발표한다. 그중 장기적이면서 가장 비중을 두는 사안이 지구 온난화와 관련한 탄소중립이다. 통합 국가 기구인 유럽연합(EU)에서도 기후중립을 위한 정책을 매년 발표하고 있고 얼마 전 기후중립산업법(Net-Zero Industry Act)의 초안까지 선보였다.

 지구 온난화의 가장 큰 주범으로 꼽는 것은 에너지를 얻고 나면 나오는 부산물 탄소. 이 탄소는 대표적으로 석유, 석탄, 천연가스와 같은 화석 연료를 연소하면 대기 중에 나오게 된다. 천연가스의 경우 청정 연료라 황산화물이나 질소산화물은 비교적 적지만 탄소 배출까지 없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탄소 배출을 줄이는 근원적인 방법은 화석연료를 비롯해 나무와 같은 유기물의 연소 자체를 줄이는 방법밖에 없다. 

대체 에너지의 하나인 태양광. 위 사진은 본 기사와 관련 없음.

 무엇인가를 태우지 않고 에너지를 얻는 방식을 대체 에너지, 그린 에너지, 친환경 에너지라고 부른다. 그리고 지금까지 대체에너지로 수력, 풍력, 태양광, 태양열, 조력, 원자력 등을 개발해 왔다. 하지만, 대부분의 대체 에너지 방식이 대규모 발전이 어렵거나 지역적 특성에 많이 좌우된다는 점, 또 다른 자연 파괴가 불가피한 점 등이 지적되면서 한계점을 드러냈다. 특히 원자력의 경우 대용량 에너지원이고 지역 특성을 덜 타는 장점이 있지만 부산물인 핵폐기물이 매우 위험하고 완전한 처리에는 너무나 긴 시간이 걸린다는 점으로 인해 오히려 친환경적이지 않다는 공격을 받고 있다. 

 이렇게 친환경 에너지로 가는 길이 갈팡질팡인 가운데 엘텍UVC(대표 이지영, 이하 엘텍)가 주목한 것은 바로 탄소를 전혀 배출하지 않는, 그러면서 효율은 높고 이동이 자유로운 에너지원이다. 엘텍은 최적의 조건을 수소 연료전지에서 찾았다.

 어렸을 때 이런 상상을 한 적이 있었다. “물로 가는 자동차를 만들면 좋겠다. 물을 전기분해해서 수소를 만들고, 그 수소를 연소해서 에너지를 얻으면 다시 물이 생기고 그 물을 다시 분해해서 수소로 만들고 그걸 다시 태워서 에너지로 쓰고...” 수소 연료전지는 이 개념과 비슷하다. 수소를 연료로 공급해 산소와 반응시켜 전기와 물을 생산한다. 이 과정에서 탄소는 전혀 나오지 않는다. 기존의 화력이나 원자력처럼 물을 끓여 증기를 만들고 그 증기로 가스터빈을 돌려 전기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직접 전자를 이동해 전기를 만들기 때문에 효율도 훨씬 높다.

물의 전기분해 도식(출처:미국에너지부, energy.gov)

  여기서 의문이 생긴다. 그렇다면 연료로 공급하겠다는 수소는 어떻게 만든다는 것일까? 엘텍이 가진 기술과 사업력의 핵심이 여기에 있다. 엘텍은 그린암모니아로 수소를 공급할 계획이다. 암모니아는 질소 1개에 수소가 3개 붙은 물질로 화학식이 NH3다. 단순히 비교해도 물인 H2O보다 수소 H 한 개가 더 붙은 물질이므로 같은 양의 부피에서 더 많은 수소를 운반할 수 있다. 거기에 그냥 암모니아가 아닌 그린암모니아다. 기존의 암모니아를 화석연료에서 추출해 만든다면 엘텍은 재생가능 에너지를 이용해 생산한다.

 이쯤에서 수소 생산 방식도 알아보자. 현재 생산하는 수소의 대부분은 그레이수소(Grey Hydrogen)다. 그레이수소는 천연가스와 같은 화석연료에서 수소를 추출해 만드는데, 추출할 때 필요한 에너지를 전통적 방식에서 얻어오기 때문에 탄소를 배출한다. 반면 그린수소(Green Hydrogen)는 물을 분해해서 수소를 얻는데, 분해할 때 필요한 에너지를 친환경 에너지, 즉, 태양광, 수력, 풍력 등에서 얻어 사용한다. 수소를 만드는데 탄소가 나오지 않는 다는 뜻이다. 이 부분에서 엘텍은 숨은 노하우를 발휘했다.

 엘텍의 이지영대표는 중동 전문가다. 어린 나이에 호주로 이민을 간 1.5세 교포인 이 대표는 이라크와 아랍에미리트의 험한 건설현장에서 10년 넘게 투쟁적인 직장 생활을 하며 노하우를 축적했다. 결과적으로 이라크와 아랍에미리트에 전무후무할 정도의 인맥을 쌓았고 그들의 신임을 얻고 교류한 결과 현재 PILLIXY GROUP– Abu Dhabi/Iraq의 대표 겸 엘텍UVC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투쟁의 연속이었다고 말하는 UAE 아부다비 건설 현장(사진:이지영 대표의 저서 '32분의1')

 수소 얘기를 하다가 왜 갑자기 중동 전문가로 넘어갔을까? 중동은 사우디아라비아의 NEOM 프로젝트에서도 보듯이 ‘석유 시대’ 이후를 기획하고 있다. 석유로 막대한 부를 축적했지만 석유 시대의 종말이 곧 국가 경제의 종말임을 알고 있기 때문에 쌓아놓은 막대한 자본력으로 대체 에너지 사업을 주도하려고 한다. 그래서 그들이 가지고 있는 넓은 사막의 땅, 강렬한 태양 에너지, 공기와 바다를 이용한 그린 에너지 아이템을 찾고 있었다. 이점이 중동 전문가 이 대표의 레이더에 포착된 것이다.

 최첨단의 기술을 가지고 있지만 항상 에너지 자원에 목마른 한국, 현재의 에너지 부국에서 차세대 에너지 부국으로 전환하고 싶은 중동 국가, 그 중간에 대한민국과 아랍에미리트를 잘 이해하고 연결해줄 믿음직한 사업가가 필요했음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두 국가의 니즈 사이에 엘텍UVC가 다리를 놓았고 그린암모니아 프로젝트를 그렇게 시작했다.

  엘텍은 작년 12월 아랍에미리트의 Al Fattan과 그린암모니아 개발을 위한 사업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어 곧바로 올해 1월에 Al Fattan과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이전에 다른 기업들이 MOU만 맺고 계약 체결의 벽을 넘지 못한 상황과는 달랐다. 그리고 지난 3월에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한 UAE 제1차 경제협력단 한-UAE 비즈니스 테이블에 참가해 국가 간 대규모 사업의 진행임을 확약 받고 곧바로 사업 착수를 위한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했다. Al Fattan 그룹은 우리에게는 생소하지만 1987년 아랍에미리트 내 해군 함정 수리를 위해 왕세제가 직접 지원해 설립한 회사로 군함 및 해양 경비정 제작, 오일과 가스 시설 정비, 해상 및 육상 건설 분야까지 진출한 아랍에미리트의 준 공기업이다.

UAE 제1차 경제협력단 한-UAE 비즈니스 테이블에 참가한 이지영 대표(사진:엘텍UVC 제공)

 또 국내에서는 화성시의 그린 디지털 뉴딜 정책과 연계한 스마트 에너지 타운 개발을 위해 지자체, 지방공기업, 국내 최대 발전사, 연료전지, 전문 민간기업, 글로벌 기업으로 구성된 최대 규모의 기관이 협력한 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다. 이 화성시의 송산그린에너지 사업은 인허가를 마쳤으며 곧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그린에너지 사업이라고 각광만 받은 것이 아니다. 그린에너지 사업은 투자 대비 회수 기간이 일반 사업에 비해 몇 배가 긴 단점이 있다. 그리고 에너지 관련 사업은 자본이 어마어마하게 들어간다. 석유나 가스 사업을 생각해 보라. 대규모의 자본이 들어가는데 회수 기간이 길다는 것은 대기업이나 공기업만이 할 수 있다는 의식이 강하다. 그래서 이 대표가 환경 사업을 한다고 했을 때 심지어 가족까지 반대를 했다고 한다.

 그래도 이 대표가 그린 에너지 사업에 전력을 퍼붓는 이유를 묻자 “이 사업이 옳기 때문입니다”라며 “대한민국의 그린 에너지 사업이 다른 선진국에 비해 늦게 출발한 감이 있지만 반드시 가야할 길이고 누군가는 시작을 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이지영 대표의 말을 들으니 언제 올지도 모를 조국의 독립을 위해 온갖 시련을 견딘 독립지사의 느낌을 받았다. 대한민국의 에너지 독립을 위해 뛰는 에너지 독립 운동가 말이다.

(사)한국환경보호 전국감시 연합회 임원 위촉식(사진:한국환경보호전국감시연합회 제공)

 이 대표는 지난 5일 (사)한국환경보호전국감시연합회 중앙회 부회장으로 위촉을 받고 환경 운동의 최전선에도 뛰어 들었다. “전세계가 기후변화 위기로 인해 고통 받고 그 대책을 마련해 가고 있는 이 시기에 이러한 한경보호 단체의 부회장으로 위촉 받아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소회를 밝힌 그녀는 “연합회 활동에 적극 참여하여 우리 후손에게 더 살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엘텍UVC와 이지영 대표의 행보를 관심 깊게 지켜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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