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재기 칼럼] 챗GPT! 직업의 패러다임을 바꾼다
[홍재기 칼럼] 챗GPT! 직업의 패러다임을 바꾼다
  • 김진선 기자
    김진선 기자
  • 승인 2023.03.27 17: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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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가 사라진다고 확대해석할 필요는 없어, 내가 우물 속 개구리인지 먼저 질문해야

전 세계가 생성형 AI의 소용돌이에 빨려 들어가고 있다. 수많은 직업이 변화를 피할 수 없게 됐는데 어쩌면 나도 그중 한 명일 수 있다.

챗GPT가 직업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까? 그 파급력은 상당할 것이다. 챗GPT는 글쓰기뿐만 아니라 영상, 보이스까지 멀티모달이 가능해 사람이 할 수 있는 최고 수준인 의사결정과 업무기획까지도 처리할 수준에 이르렀다.

이러다가 자칫하면 인공지능으로 인해서 할 일이 없어지는 사람들이 너무 힘들어지는 그런 상황도 예상된다. 하지만 우리는 그들을 우리가 활용하는 방향으로 인공지능을 받아들여야 한다. 우리 사회가 원활하게 굴러가기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을 맡기고 우리가 창의성을 발휘해서 새로운 일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챗GPT가 등장하면서 인간의 업무량을 줄여줄 것이란 기대감과 함께 일자리를 위협할 것이라는 우려도 크다. 왜냐하면, 챗GPT는 기업이나 개인의 업무 효율성과 창의성을 높여줄 기회가 될 수도 있지만 일부 직업이나 업종을 무너트릴 위협이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작가나 번역가, 고객 서비스 등 언어적 능력이 중요한 직업은 챗GPT와 경쟁해야 하고 프로그래머나 디자이너, 마케터 등은 챗GPT를 활용하지 못하면 아이디어를 발전시키거나 문제를 해결하는데 뒤처질 것이다.

챗GPT는 인터넷상의 수많은 언어를 분석하고, 이용자의 질문에 알맞은 답변을 서술형으로 작성하는 일이 ‘본업’이다. 따라서 실질적으로 AI가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는 직업 부문은 저널리즘, 광고업, 작가, 보고서·기획서 등 아이디어와 기획력을 요구하는 문서작성 관련 화이트칼라 직업이 많다.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폴 크루그먼도 뉴욕타임스(NYT)에 쓴 칼럼에서 챗GPT는 적어도 “작성과 보고하는 업무 면에서 인간보다 더욱 효율적”이라고 평가했다.

‘DALL-E 2’, ‘딥드림’, ‘미드저니’ AI 프로그램은 전문가 수준의 이미지를 불과 몇 분 만에 생성해 낸다. 따라서 이미지 크리에이터 직업들도 어려움에 봉착할 것이다. 사용할수록 데이터가 쌓이는 머신러닝이 인간보다 더 정교하게 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GPT4는 한 발 더 나갔다. 매개변수가 인간의 시냅스 수와 비슷한 100조 개에 육박하는 매개변수를 처리해 변호사 시험, 의사 시험에 패스하면서 ‘인간 수준의 능력’을 보여줬다.

‘AI가 인간 화가보다 더 잘 그릴 수 있다’는 일은 실제 벌어진 일이다. AI가 철학적인 배경을 갖고 그림을 그린다는데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어리둥절할 수밖에 없다. 2022년 8월 ‘콜로라도 주립 박람회 미술대회’의 디지털아트 부문에서 제이슨 M. 앨런이 출품한 작품 ‘스페이스 오페라극장’이 1위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앨런은 고전적 여자가 우주 헬멧을 쓴 모습에서 출발, 꿈에서 나올 법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심사위원 대그니 매킨리는 “르네상스 예술이 연상되는 그림 속 풍경이 단번에 시선을 사로잡았다”라고 심사평을 말했다.

인공지능이 그렸든 인간이 그렸던 무슨 차이가 있겠나 마는 과연 ‘예술 작품이 뭐냐?’라는 공허한 질문만을 던질 수밖에 없다.

▲ AI가 그린 추상화 ‘스페이스 오페라 극장’(출처, Jason M. Allen 트위터)
▲ AI가 그린 추상화 ‘스페이스 오페라 극장’(출처, Jason M. Allen 트위터)

인공지능을 활용한 다양한 실용 기술이 개발될 것이기 때문에 일자리가 사라진다고 확대해석할 필요는 없다. 지금은 화재 현장에서는 소방대원이 불길 안으로 뛰어들어야 하지만 앞으로는 로봇을 투입하면 되고 소방대원은 뒤에서 지켜보며 로봇을 제어하는 역할을 하는 것처럼 직업이 사라진다는 게 뭘 의미하는지 되새겨 볼 일이다.

어차피 우리의 노동생산성이 향상되어가기 때문에 일의 개념을 노동의 개념이 아니라 삶의 개념으로 여겨 어떻게 우리가 살아가는가 하는 차원에서 직업의 정의도 새롭게 내려야 할지도 모른다.

따라서 일자리만 탓하지 말고 그동안 신기술을 받아들이지 못했다면 고르디우스의 매듭을 과감히 자를 때다. 고전 장자에 나오는 ‘우물 속 개구리’ 이야기에 우물 안 개구리는 우물이라는 공간에 갇혀 바다 이야기를 할 수가 없다.

역대급 신기술 챗GPT 등장으로 나의 직업에 어떤 변화가 올지 걱정하기 전에 나는 ‘우물 속 개구리인지, 우물 밖 개구리인지’ 먼저 질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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