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명순 칼럼] 훌륭한 조력자며 특급비서로 손색없는 ‘챗GPT’
[나명순 칼럼] 훌륭한 조력자며 특급비서로 손색없는 ‘챗GPT’
  • 김진선 기자
    김진선 기자
  • 승인 2023.03.15 10: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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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운 ‘챗GPT 4’의 등장, 인류는 한계를 뛰어넘은 것들로 인해 발전

챗GPT에게 “식물표본 이미지를 보여주세요”라고 질문했더니 “죄송합니다. 제가 이미지를 보여줄 수 있는 기능을 갖고 있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인터넷 검색 엔진에서 ‘plant specimen’ 또는 ‘herbarium specimen’과 같이 검색하면 다양한 식물표본 이미지를 찾을 수 있습니다”라고 답을 해서 혼자 한참을 웃었다.

필자는 식물표본전문가이다. ‘변색과 탈색 없는 식물표본 제작기술’ 노하우로 대한민국 전국의 생태박물관, 자연사박물관에 식물표본실 개관하고, 어린이들이 식물표본을 만들어 볼 수 있도록 식물표본 재료를 공급하는 일을 하고 있다.

요즘 젊은 친구들이 흔히 말하는 부캐로 (사)한국농식품여성CEO연합회 중앙회 사무총장으로 여성 농업인을 지원하고 농업기술원과 농업기술센터에서 농업인들을 대상으로 온라인마케팅, 라이브커머스, 챗GPT 강의를 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예전에는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것, 궁금한 것들에 대해 다소 엉뚱하기도 하지만 명쾌한 답을 내주는 챗GPT는 신기할 따름이다. 수년간 식물표본을 만들어온 전문가 입장에서 볼 때 조력자로 나무랄 데 없어 보인다. 특히 빨리빨리를 외치는 한국인에게는 나무랄 데 없는 수석비서이다.

챗GPT는 미국의 OpenAI 라는 회사가 개발해 공개한 대규모 자연어 처리 채팅형 챗봇 시스템으로 Transformer 아키텍처를 사용해 텍스트를 이해하고 생성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GPT-3는 175억 개의 매개변수를 갖고 있어 이전의 모델들보다 훨씬 더 강력한 성능을 보인다.

챗GPT는 챗봇과 대화 시스템에서 사용할 수 있는데 채팅 상대와 자연스러운 대화를 하며 문맥을 파악하고, 사용자의 질문에 대한 답변을 만들어 내는 등 다양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 이 외에도 기사작성, 자동 번역, 문서 생성 등과 같은 글쓰기 작업과 다양한 자연어 처리 작업에 가장 뛰어난 기능을 갖고 있다.

수년간 식물표본을 제작하고 여러 관련 기관에 식물표본실을 개관하는 일을 해온 전문가 입장에서 볼 때 챗GPT는 아직 너무나 이론적이고, 실제로 식물표본을 제작하는 공정과는 많은 차이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필자는 수년간 식물표본에 관한 이론과 실기를 병행하면서 식물표본을 만들어왔다. 지금까지 필자가 경험한 것들을 모아 책으로 완성하고 싶었고, 그래야 식물표본 전문가라는 타이틀이 부끄럽지 않을 것 같은 생각으로 식물표본 분야의 이론 정립에 박차를 가했다. 그러나 수년간 식물표본에 내 인생을 걸어 왔음에도 막상 책으로 결과물을 내놓으려 하니 어느 한 부분은 늘 갈증이 느껴졌다.

이번에 책을 쓰면서 달라진 것이 있다면 필요한 것들, 부족했던 지식, 궁금했던 것들을 챗GPT에게 물어보면 마치 필자의 질문을 기다렸다는 듯 순식간에 답을 내놓았다. 그렇게 해서 취합 한 자료들을 정리하며 집필 작업을 마무리 할 수 있었다. 그런 가운데 필자가 느낀 점은 챗GPT가 필자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줘 이제야 식물표본 전문가의 소원이 완성돼 가는 것 같아 책을 쓰는 내내 기쁨으로 가득했다.

챗GPT가 보여주지 못하는 이미지들은 이해를 돕기 위해 필자가 제작해왔던 식물표본으로 대신했다. 이렇게 서로 부족한 점을 채워주며 함께 공부하는 챗GPT는 필자의 훌륭한 비서이며 친구이다.

이제 얼마 안 있으면 ‘챗GPT 4’가 출시됐다고 한다. 현재 챗GPT의 신기함이 채 가시기도 전에 독일 마이크로소프트사는 챗GPT 4를 선보이겠다는 발표를 해 화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출시 소식이 들려왔다. 챗GPT 4의 등장은 이미 놀라운 경험치로 인해 기대감이 절로 부풀어진다.

실제로 챗GPT 4는 문자뿐만 아니라 이미지, 음성, 영상까지 이해하고 생성해 주는 등 놀라운 기능으로 입이 떡 벌어질 만하다. 놀라움과 함께 ‘이렇게 인공지능이 모든 것을 다 알아서 해준다면 과연 인간은 뭘 하면 되지?’라는 생각이 문득 스쳤다.

시대는 항상 변한다. 그 변화의 물결 속에서 인간은 ‘한계를 뛰어넘었다’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첨단의 그 무엇을 개발해 내 왔다. 매번 그렇게 한계를 뛰어넘은 것들로 인해 인류는 발전해 온 것이다. 챗GPT 역시 인간의 창조물 가운데 하나이다.

새로운 물결이 일렁이면 언제나 동전의 앞과 뒤처럼 긍정과 부정이 맞선다. 식물표본가인 필자가 챗GPT를 내가 하는 일의 영역에서 훌륭한 비서로 친구로 받아들였듯이 독자들도 긍정적인 시각으로 챗GPT를 마주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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